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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이야기

아이디어로 1000억대 자산가된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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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지면 지는 것입니다. 불편한 것이 있더라도 참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결국 성공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18일 오전 7시20분 서울 남산
밀레니엄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회장 최동규)의 최고경영자(CEO) 포럼.

대부분 머리가 희끗한 200여명의 CEO는 맨손으로 출발, 상상력만으로 1,000억원대의 자산가가 된 유석호(41) 일경 대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세웠다. 이날 강연의 주제는 '창조적 사고와
창의력 개발'.

유 대표는 "작은 것이라도 불편한 게 있다면 뭔가 개선하기 위해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훈련을 쌓아야 상상력도 개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허와 실용신안 등을 이미 100개 이상 출원한 유 대표는 삶 자체가 '상상력 제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의사인 아버지의 권유로 중국으로 건너가 한의학을 공부하던 그는 1992년 당시 국내에서 사업과 여행차 중국을 찾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중국 현지 여행사와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를 차리며 사업에 나섰다.

이렇게 종자돈을 마련, 국내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던 유 대표의 눈에 1995년 테니스 라켓이 들어왔다. 워낙 테니스를 좋아하던 유 대표는 늘 테니스 엘보에 시달렸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다 테니스 라켓
손잡이 윗부분의 프레임에 굴곡을 주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특허를 냈다.

유 대표는 처음 1년간은 기존 테니스 라켓 제조 업체에게 한 개당 5,000원씩의 로열티만 받는 데 그쳤다. 이후 직접 제조에도 나서 단숨에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르며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너무 급성장한 것도 화가 됐다. 중국 생산 공장에 수십억원대의 선주문을 낸 상태에서 97년말 외환 위기가 터지면서 환율이 두 배로 오른 것. 유 대표는 당시 신체포기각서까지 써 가면서 사채를 빌리기도 했다.

부도 위기에 몰린 유 대표는 결국 특허를 넘기기로 하고 이를 위해 미국에 갔다가 인터넷 사업에 눈을 뜨게 된다.
컴퓨터 화면 오른쪽 하단에 아이콘을 클릭하면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함께 광고를 볼 수 있는 '마이링커' 사업을 기획하게 된 것도 이때다.

결국 2년만에 5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한다. 클릭 한 번 할 때 마다 1~10원의 수입이 생기는 사업 모델인데, '마이링커'가 한 때 1,000만대의 PC에 깔리며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게 된 것이다.

유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일경(구 태창)을 인수하는 데 올인했다. 내의 전문업체에서 출발, 우여곡절끝에 '금강산샘물' 사업에도 나선 일경이 그에게는 상상력의 보고로 보였다. 이후 그의 주식평가액은 한때 1,00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최근 남북 관계에 삭풍이 불면서 금강산샘물 사업 진척이 더디어지긴 했지만, 그는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브래지어 등 기능성 내의와 바이오 생수 사업에 다시 도전장을 내고 있다.

끊임없이 상상력을 통해 꾸준히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하며 맨손에서 성공 신화를 이룬 그는 이젠 '상상력 전도사'가 되고 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아이디어를 떠 올리는 7가지 기법'으로 ▦더하기 ▦빼기 ▦반대로 생각하기 ▦축소 또는 확대하기 ▦새로운 용도를 찾아보기 ▦재료를 바꾸기 ▦남의 아이디어 활용하기 등을 제시했다.

양면 테이프나 지우개가 달린 연필 등은 '더하기'가 대박 사업 아이템이 된 경우고, 투명 스카치 테이프와 시멘트 블록은 '빼기'를 통해서 혁신을 이룬 사례다.

유 대표는 또 '아이디어를 죽이는 표현들'로 ▦그건 나도 알고 있어요 ▦전에 시도해 본 거예요 ▦사장님이 안 된다고 하실 거예요 ▦우리 분야가 아니에요 ▦실행이 불가능해요 등을 예시했다.

그는 "상상력은 뭔가 불편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다음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몰입하면 된다"며 "창조적 사고도 근육처럼 사용할 수록 강해지는 만큼 10번, 20번, 50번, 100번 계속 생각하다 보면 어떤 문제라도 풀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