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사례 연구] 기옥(59) 금호석유화학 사장
중국의 지도자 저우언라이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큰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진정한 프로의 모습을 설명한 말이기도 하다. 프로는 한 분야에 집중하는 사람이다.
일하는 방법을 알고, 일이 되게끔 하는 사람이다. 책임감 있는 사람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기옥(59) 금호석유화학 사장은 프로라고 할 수 있다.
# 경영의 기초
기 사장은 1976년 금호실업에 입사했다. 그에게 자금 업무가 주어졌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물불을 안 가리고 일 했습니다. 딱히 승진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었습니다.
대신 회사에 도움이 되는 제안을 하루에 1건씩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입사 2년도 안 돼 그는 그룹 계열사간 외환거래를 통해 수수료를 절약한 공로로 ‘그룹 부회장상’을 타기도 했다.
“이러다보니 처음 배치된 경리부에서 8년이나 있었습니다. 이 와중에 남들이 다 한번씩 나가는 해외근무도 못 해봤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죠. 맡겨진 일만 잘 해놓으면 된다 생각하다 보니, 직속 상사에게 해외 근무 시켜달란 말도 못 했거든요.”
그룹회장 부속실을 거쳐 아시아나 항공 상무까지 계속 재무·기획 업무를 했다.
“99년 아시아나 서울지점장(상무)으로 나가기 전까지 23년간 한 가지 일만 쭉 했네요.
전 재무 분야 업무에서 경영의 기초를 다졌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영업을 했던 서울 지점장 시절에도 원가 개념에 충실하게 영업을 해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2000년 그는 아시아나컨트리클럽에서 처음 대표이사가 됐다. 최고경영자(CEO)가 돼서도 아이디어는 계속 나왔다.
항공사 근무 시절 경험을 살려, 정비 일정을 쪼개 골프장을 항상 새것처럼 유지했다.
대표적인 서비스인 ‘온라인’ 부킹도 그의 재임시절 도입했다.
2004년엔 금호폴리켐 사장으로 부임했다. “생소한 석유화학 분야로 오면서 관련 전문 서적과 자료를 팠습니다.
프로라면 치열하게 본질에 다가가야 하니까요.”
그는 선물환을 통해 환율 변동위험에 대비하고 차입금 상환일정을 1달 단위 쪼개 ‘노는 돈’을 최소화하는 등
재무 전문가로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아울러 공정 개선에도 과감히 나섰다.
“같은 재료로 생산성을 2배로 높인 덕분에 은탑산업훈장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