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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가슴새

허심만통 2008. 10. 6. 15:36

 

진홍가슴 새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스웨덴의 '라게를뢰프‘가 쓴 진홍가슴 새라는 동화가 있다.
옛날, 하나님께서 세상 만물과 동.식물을 지으실 때였다.
저녁 무렵이 되어서 깊은 생각에 잠긴 후 잿빛 털을 가진 조그만 새 한 마리를 만드셨다.
그리고는 그 이름을 ‘진홍가슴 새’라고 불러주셨다.

이 새가 하나님께 물었다.
저는 온통 잿빛 털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하여 ‘진홍가슴 새’라고 이름을 붙여 주셨습니까?
그러자 하나님께서 말씀 하셨다.

“네가 참 사랑을 베풀 수 있게 될 때. 그 이름에 합당한 깃털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 후 오랜 세월이 흘렀다.
어느 날 ‘진홍가슴 새‘의 둥지 근처 언덕에 십자가 가 세워졌다.
그리고는 어떤 사람이 그 십자가에 매달렸다.
멀리서 이 광경을 보던 ‘진홍가슴 새‘는 그 사람이 얼마나 불쌍하게 보이든지

그 십자가에 달린 사람에게로 날아갔다.
가까이 가서 보았더니 그 사람의 이마에 가시관이 씌어져 있는데

그 가시가 박힌 상처에서 검불은 피가 솟아나고 있었다.

이 새는 그 가엾은 사람의 이마로 날아가서 자신의 자그마한 부리로
그 사람의 이마에서 가시를 하나씩 하나씩 뽑아내기 시작했다.
가시가 뽑힐 때마다 피가 솟아 나와서 이 작은 새는 온통 피투성이가 되고 말았다.

이 새는 지칠 때까지 그 가시들을 뽑다가 안타깝게 돌아오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러데 자기 몸에 묻은 피가 도무지 깨끗이 지워지지 않았다.
결국 목덜미와 가슴에는 핏자국이 남게 되었고,
더욱 이상한 것은 그 새가 낳은 새끼들마다 모두 목덜미와 가슴에

선명한 진홍빛을 가진 털이 생기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