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가을 주남 저수지]

허심만통 2008. 11. 8. 05:39

 

 

[가을 주남 저수지]

 

목마른 곡식 적시려

메마른 들판에 남겨진

원시적 인공人工.

 

가을은 눈처럼 내려

억새 위에 앉았고

 

사랑놀음에 심드렁해진 철새

잠자리 날개 짓에 짐짓 놀란 양

가을 수면을 날아오른다.

 

 

무심히 떨어지는 태양

목이 긴 나무에 앉아 쉬는 시간

 

가을에 목마른 사람들

저수지를 둘러 걸으며

마음을 더하고

추억을 더하고

 

외지에서 온 나그네의

고개 숙인 상념위로

 

날개 달린 구름 한쌍

철새보다 높이 날며

울어 예는데

 

허공에 흩뿌려진 연정

홍조 띤 물그림자만 길어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