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야기(CEO연구)

[CEO연구] 스타벅스의 불황의 배경은?

허심만통 2009. 2. 2. 14:41

 

초고속 성장의 소매업체’ ‘가장 매력적인 성장주’ ‘음료업계의 아이콘 브랜드’. 다양한 수식어를 달며 승승장구하던 스타벅스의 성공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스타벅스는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안에 매장 300곳의 문을 닫고 6700명을 감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실적 자체도 보잘것없었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6430만 달러로 주당순이익(EPS)은 9센트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 대비 68%나 줄어든 것이다. 매출도 6% 감소한 26억 달러에 그쳤다.

이번에 문을 닫을 매장 중 200곳은 미국 내에, 100곳은 해외에 위치해 있다. 스타벅스는 이곳 인력을 최대한 다른 매장으로 분산 배치하겠지만 상당수의 감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해 이미 매장 600곳 폐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라 시장에선 스타벅스의 영화가 끝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핵심 사업에 소홀

스타벅스의 위기 조짐은 지난해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부터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매장 4만 개를 내겠다는 목표 하에 무리하게 점포 확장에 나선 게 화근이었다. 입지 조건·주변 상권도 고려하지 않고 매장을 냈다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불량점포로 전락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경제칼럼니스트 대니얼 그로스는 “스타벅스 매장 수가 금융위기의 지표”라는 주장도 내놨다. 경제에 거품이 낀 지역에는 어김없이 스타벅스 매장이 밀집해 있다는 것이다.

CD나 DVD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손을 대고 매장엔 커피와 관련 없는 잡다한 상품을 비치한 것도 실패 원인이 됐다. 한 잔에 4달러 이상 하던 고가의 커피들도 경기 침체가 닥치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커피라는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한 게 실책”이라고 분석했다.

◆자구책 마련 중=하워드 슐츠 CEO는 실적 발표 후 올해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밝혔다. 이사회의 반려로 1만 달러(스톡옵션 별도)로 절충됐지만 지난해 받았던 120만 달러에 비하면 엄청난 삭감이다. 스타벅스는 3월 커피와 아침식사 메뉴를 결합한 상품을 출시해 위기를 타개할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선보인 과일 스무디 음료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 침체 동안 스타벅스를 ‘접근 가능한 럭셔리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게 슐츠의 구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오히려 스타벅스의 정체성만 흔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스토어하우스 파트너의 패티 에드워드 애널리스트는 “스타벅스엔 극단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고통을 감내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