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이야기(CEO연구)

[CEO연구]리앤펑 사례

허심만통 2009. 5. 26. 14:23

 

홍콩을 대표하는 기업 중에 리앤펑(Li & Fung Ltd.)이란 회사가 있다.

의류와 장난감, 액세서리 등 소비재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회사다.

작년 매출은 한화로 19조원이 조금 넘는다.

이 회사가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바로 독특한 비즈니스모델에 있다.

이 회사는 단 하나의 공장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단 한 명의 재봉사도

고용하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 매년 20억벌 이상의 의류를 생산한다.

방법은?

예를 들어 미국의 어느 의류회사가 이 회사에 남자 반바지 30만벌을 주문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 회사는 단추는 중국, 지퍼는 일본, 실은 파키스탄에 주문한다.

파키스탄에서 받은 실은 중국에 보내 직물로 짜서 염색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을 꿰매는 일은 방글라데시의 공장에 맡긴다.

고객이 빠른 배달을 원하기 때문에 세 개의 공장에서 나누어 작업한다.

이 회사는 이런 방식으로 전 세계 40개국에 퍼져 있는 3만개의 공급업자(공장)와

200만명 이상의 공급업체 직원들을 움직인다.

이 회사가 직접 월급을 주는 종업원은 그 1%도 안 된다.
 
경영계에서는 이 회사가 하는 일을 '공급사슬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SCM)

서비스'라고 표현한다. 제조 원가가 싼 공장을 찾는 것은 이 회사가 하는 일의 일부에

불과하다. 디자인, 원자재 조달, 제조 관리, 운송, 통관에 이르기까지 고객사가 원하는

모든 일을 대행한다.

리앤펑그룹의 빅터 펑(Fung·64) 회장은 자신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비유했다.

"오늘날 경쟁이란 기업 대 기업이 아니라 팀 대 팀, 즉 하나의 공급사슬과 다른

공급사슬 간의 경쟁을 의미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지휘자의 역할입니다.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재능 있는 음악가들을 이끌어가는 것처럼, 강한 공급업자의

네트워크를 설계하고 이끌어가는 키잡이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