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사례연구]이종철 STX 부회장
이종철 STX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가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으로 '메가 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꼽는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산업계의 큰 움직임을 경영진이 읽어내느냐 읽지 못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존폐가 달려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과 대화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한경쟁 시대에는 시의 적절한 의사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시장환경 변화를 예의주시 해야 한다"며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기 보다는 한걸음 선도해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스타일은 STX그룹을 조선기자재-엔진제조-선박건조-해상운송-에너지로 이어지는 사상 유례가 없는 사업포트 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 부회장이 시황을 정확하게 읽고 기회를 짚어냄으로써 조선ㆍ해운ㆍ에너지로 이어지는 '일관 사업구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STX그룹의 사업구조는 사상 유례가 없는 것으로 조선ㆍ해운ㆍ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브랜드 파워를 높임과 동시에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중요한 시기 마다 인수합병, 새로운 시장진출 등을 통해 현재의 사업포트 폴리오를 완성했다"며 "시황을 정확히 분석해 미래를 예측함으로써 다양한 시도를 할 때 마다 성공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성장을 멈춘 조직은 죽은 조직"이라며 "시장의 미래를 읽어 성장의 기회를 끊임없이 찾아 내는 것이 경영자의 숙명이자 임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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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철 STX 부회장은 1953년 연평도에서 태어나 제물포 고등학교,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79년 범양상선에 입사해 26년 만에 평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올랐다. 이 부회장은 범양상선에 입사한 후 탁월한 성과를 올리며 승승장구 했다. 특히 벌크(석탄 등 건화물을 실어나르는 배) 영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 그가 맡은 프로젝트의 승률은 무려 90%에 달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종철 불패'였던 셈이다.
하지만 범양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어려움에 직면했다. 탄탄한 회사였지만 10년 넘게 법정관리 상태에 처한 탓에 범양상선은 서서히 성장동력을 상실해갔던 것. 이 때 나타난 사람이 바로 STX그룹을 이끄는 강덕수 회장이었다. 강 회장은 범양상선을 인수한 후 이 부회장의 능력을 감지하고 지난 2004년 이 부회장을 STX팬오션의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 지난해부터는 STX그룹의 해운ㆍ지주부문 부회장까지 겸하도록 해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에 대해서도 함께 속 깊은 의견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