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박물관
눈감고 콜라와 사이다를 마시면 잘 구분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우리 혀에서 느껴지는 탄산음료의 맛은 대체로 비슷하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절대 미각만을 확신하며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기업이 있었으니, 놀랍게도 그것은 세계 최고 브랜드로 불리는 코카콜라였다.
1984년 코카콜라는 뛰어난 유통구조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펩시에게 점점 밀리자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콜라를 좀 더 ‘맛있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결론.
그래서 탄생한 것이 오늘날 마케팅 실패 사례의 전설로 남게 된 ‘뉴코크’다.
이 콜라는 테스트에서 눈을 가린 소비자들에게 기존의 콜라와 실패의 쓴맛만을 남겼다.
코카콜라 고유의 상징적 가치를 간과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현재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진 뉴코크의 샘플을 보관하고 있지 않다.
코카콜라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이 실수에 대한 기억을 빨리 지우고 싶은 나머지
실패작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지 않는 탓이다. 이런 점에 착안해 멕메스라는 사람이
미국 미시간 주에 ‘뉴프로덕트워크스(NPW)’라는 실패박물관을 설립했다.
이 박물관에는 뉴코크는 물론 1965년부터 미국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한 7만여 점의
제품이 보관되어 있으며 실패 원인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 중이다.
RJ 레널즈가 발명한 무연담배 ‘프리미어’는 담배를 피우는 매력 중 하나가 연기
때문이라는 흡연자들의 심리를 무시해 실패했고, 옐로 엠퍼러스의 ‘시골사람 도시사람’
이라는 두 종류의 샴푸는 지역 간의 이동이 잦은 사람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이유
로 외면당했다. 하지만 전시된 제품들은 부끄러운 흔적이 아닌 성공을 부르는 열쇠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유명 기업의 관계자들이 신제품 출시 전 이곳을 방문할 정도로
실패가 주는 교훈은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실패는 아픈 기억이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성공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것.
헨리 포드도 말하지 않았던가.
"실패란 보다 현명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라고!
-『좋은생각』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