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75년 동안 욕밨~다, 영도다리!

허심만통 2009. 7. 27. 07:10

 

 

1934년 11월 22일. 국민적 관심 속에 등장해 75년 동안 근대사의 애환을 함께해 왔던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가 마침내 자신의 역할을 마감하고 헐리게 됐다.

노후된 영도다리 확장복원을 위해 임시교량을 설치하는 공사가 2년만에 완료됨에 따라 27일부터는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완전히 통제된다. 문화재 철거에 따른 구조물의 현황조사 등 문화재관련 사전조사를 8월부터 2개월 동안 실시하고 10월경 철거를 시작 2012년 6월까지 800억원을 들여 영도다리 건설을 완료할 예정이다.

복원되는 영도다리는 기존교량과 똑같은 모습으로 건설되며 원활한 차량소통을 위해 현재의 4차로를 6차로로 확장하고 특히, 국내 최초의 도개(跳開)교라는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도개기능을 복원하게 된다.


큰 배가 통과할 수 있도록 다리의 상판을 들어올리는 것은 이 다리의 가장 큰 특징이었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공법이었으며, 하루두차례씩 하늘로 치?는 영도다리를 보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릴 정도였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피란민들의 단골 약속장소였으며, 이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한 실향민들이 투신자살하는 등 국민적 애환이 서린 다리로도 유명세를 탓다.

영도다리의 도개기능은 1966년 9월 중단됐다. 노후화로 인해 중단된 도개기능도 40여년 만에 되살아난다. 옛 모습대로 도개식 상판은 중구 남포동 쪽 상판 31.5m를 들어올리며 기계식 장치에 의해 75도 각도까지 올려진다. 상판을 들어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90초 정도로 추정된다.

새 영도다리는 처음 지어질 때와 최대한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세워진다. 단지 차량소통을 위해 현재의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넓히고 다리 아래로 통행하는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상판이 조금 높게 설치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다리 길이는 214.7m로 현재와 같고 폭은 18.3m에서 24.3m로 넓어진다. 수면에서 다리 상판까지의 높이는 현재 7.06~7.22m에서 8.19~8.53m로 최대 1.3m 높아진다. 교각과 상판, 난간 등 외부 모습도 처음 지어질 때와 똑같이 설계됐다.


영도다리의 확장복원 공사는 2000년 11월 부산 제2롯데월드 신축 허가시 포함된 기존 영도다리 확장 재가설 조건에 따라 롯데쇼핑㈜에서 시행하는 사업이다. 그동안 시민단체, 학계, 경제계, 문화재 전문가, 언론 등에서 보존이냐 철거냐를 놓고 많은 논란이 일었으며, 그 과정에서 2006년 11월 영도다리가 부산시 지정 문화재로 등록됐다.

이후 2006년 12월 영도다리 문화재 복원 심의에서 최대한 원형을 살려 왕복 6차로에 양측 보도 설치, 도개기능을 복원한 교량으로 건설토록 결정됐다. 해체되는 영도다리 중에는 도개 가동장치 및 메인트러스 등 문화재로서 보존가치가 있는 부재가 많아 세밀한 계획을 세워 시민들이 영구히 볼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이다.

 

부산=윤정희기자/cgnh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