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아까운 고물
허심만통
2009. 9. 11. 03:07
386이 486으로 바뀌었으니
세상 사는 재주가 좋아져야겠는데
한쪽에선 어리다하고
한쪽에선 늙었다하고
재주랄 것 없는 재주가
이리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니
나이로 재주를 업그레이드하기는
불가능한가 보다 느낀다.
하긴 아직 가슴 속에 어린 마음이
'아빠'라 부르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는 소심함을 잊으려
줄창 일을 하던 한 친구는
과로사란 이름으로 강물에 뿌려지고
세상을 이루겠노라 꿈을 꾸던 친구는
'미안하다 사랑한다 먼저간다'고만 적어 놓고
큰강에 고기잡으러 뛰어들었단다.
필경 바이러스거나 버그인게다.
포멧을 새로 하고 다시 켜 봐도
386에서 올라온 486은 여전히
고물이다.
아직은 어린 고물이라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