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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콘트라베이스

허심만통 2009. 9. 27. 07:26

 

내 이름은 콘트라베이스

 

내 이름은 콘트라베이스입니다.

첼로를 닮았지만 첼로보다 몸집이 더 큰 악기입니다.

 

나는 늘 오케스트라 무대 뒷자리에 앉아있습니다.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무대 앞에 앉아서 청중의 박수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나는 바이올린이나 철로만큼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합니다.

높고 아름다운 음을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는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내게도 소중한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간혹 누군가 다가와 내 소리가 아름답다고 말해 줄 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습니다.


내가 맡은 역할은 고음이 아니라 저음입니다.

내가 맡은 저음은 오케스트라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음이 있어야 고음도 빛날 수 있습니다.

어둠이 있어야 빛나는 것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내가 가진 저음으로 나는 다른 악기들과 멋진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 아름다운 노래도 들려줄 수 있습니다.

내 이름은 콘트라베이스입니다.


청중석에 앉아 있는 당신과 가장 멀리 있지만,

그래서 당신과 가장 가까이 있고 싶은 내 이름은 콘트라베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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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 무거운데다, 몸집은 커서 불편합니다.

소리는 저음으로 깔아서 애교를 부릴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 저음에 환호하는 사람은 없어도, 다른 악기들의 소리를

한 몸에 품어주고 있습니다.

 

여기 콘트라베이스 대신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보세요.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는 나의 삶이 무겁고, 많이 불편해도,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해도,
애교를 부릴 줄 몰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