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사라졌다
봄 실종? 2열1냉 되풀이...11일 평년기온 회복할 듯
봄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달 하순에는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17m를 넘어서는 돌풍이 부는 등 혹독한 꽃샘추위가 계속되더니, 지난 1-2일에는 반소매 옷을 입을 만큼 때이른 초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3일에도 비교적 맑은 날씨를 보인 대구의 낮기온이 30도까지 올랐다.
5일 오후 늦게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반짝 더위’는 한풀 꺾일 전망이다. 더위가 끝나면 다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겨울과 여름이 반복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봄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3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30도, 광주와 포항이 28도를 기록하는 등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이 같은 더위는 4일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4일 대구의 낮 최고기온은 30도, 전주 28도, 대전 27도, 안동 27도 등 평년기온을 3~4도 웃도는 더운 날씨를 보일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기압골의 영향으로 5일 오후 차차 흐려져 밤부터 서해안을 시작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다시 쌀쌀해 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8일 아침 최저 기온이 서울은 8도, 강원 영서지방은 6도, 대구는 9도를 기록하는 등 평년 기온보다 최대 7도까지 떨어져 쌀쌀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이 변덕스러운 기후의 원인은 차가운 북쪽 기단과 따뜻한 남쪽 기단이 번갈아가며 우리 나라 상공에 자리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반짝 더위는 오랫동안 머물던 시베리아 기단의 찬공기가 잠시 빠져나간 사이 남쪽 기단의 따뜻한 공기가 갑자기 몰린 탓”이라며 “지난 겨울 시베리아 기단의 찬공기가 우리나라 상공으로 남하해 상당 시간 머무른 탓에 아직도 찬 공기가 남아 있어 때때로 추운 날씨를 보인다. 그렇다 보니 평년기온을 되찾았을 뿐인데도 더운 것처럼 느껴지는 경향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온 뒤 다시 찾아오는 꽃샘추위는 지난 달 하순에 비해 덜 추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비가 내린 뒤 북쪽 차가운 기단이 다시 우리나라 상공으로 남하하겠지만, 남쪽 기단이 이미 공기를 데운 상태에서 찬 공기가 다시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지난 번처럼 춥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1일부터는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며, 5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초여름 날씨가 시작될 전망이다.
박수진기자/ sjp10@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