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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카레니나

허심만통 2013. 7. 15. 20:27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토론회를 가졌다.

그 와 중에 현문이 있었고 우답을 했었다, 여기에 옮겨 본다.

 

1. <안나 카레니나>가 전 세계적으로 세대를 초월해서 사랑받는 이유는?
:  일단 이유를 생각해보기 전에 과연 <전 세계적으로 세대를 초월해서 사랑을 받는다>라는 명제는 참일까?를 먼저 생각해봅니다. 아마 일부 참이고 일부는 아닐 수도 있다는 애매한 답을 하게되겠지요.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성모랄의 변화를 고려할 때의 이야기입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사랑에 대한 대중의 관념이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시대와 지금은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당시 이 소설이 가졌을 파격의 영향력은 여성의 사회적 영향력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하는 대처의 등장 이전까지라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은 그 시대를 감안해서 안나를 생각해야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현재라는 관점에서의 현실성과 공감을 얻기 힘들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을 어른들의 관심사인 불륜이냐  사랑이냐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결혼이란 제도가 막고 있는 새로운 사랑의 권리를 위한 저항이라 표현할 수도 있고, 사랑이 별거냐 어째도 한 세상인데 괜한 불꽃을 쫓다 목숨을 잃는 부나방은 되지 말아야 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내가 간 길에 대한 반추요 또 어떤이에게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 딱히 말할 수 없는 이야기에 우리가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이 소설이 아직도 읽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딱히 제 입장에서는 톨스토이 작품이기 때문에 의무감으로 읽었습니다. 하지만 박경리 선생의 <토지>가 얼마나 대단한 소설인가를 새삼 느낌니다. 국수주의자라 평할지 모르지만 <안나카레리나>는 <토지>에 비하면 격이 떨어진다고 봐야합니다. 세상이 서구화되지 않고 동구화되었다면 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2. 결혼은 지켜야할 필요가 있는 의무이며 약속이다.
    ( 맞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서로가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라 여기지 않나 싶습니다.
      의무는 상대를 배타적으로 소유할 권리에 상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타적 소유가 무산된다면 의무는 소멸하겠지요.  하지만 항상 결혼은 아이들 때문에 더 복잡하게 변질됩니다.   이혼한 부모를 가진 아이가 그 아이의 본연적인 인격이나 개성으로 평가 받지 않고 도덕적 결함을 가진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의 이혼을 반대하지요. 특히 딸들은 결혼식 때 누가 내손을 잡고 걸어가 줄 지가 상당히 걱정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개별적 인격에 초점을 두고 보면 부모의 이혼이 생물학적 부모임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고 나름의 부모 자식관계는 크게 문제 없이 지속될 수 있음에도 사회적인 부정적인 통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자식이나 부모나 다 이혼을 죄악 시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럼 뒤 늦게 사랑이 찾아온다면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도덕적인 것일까?
   (도덕적입니다. 하지만 마음이 아프겠지요.
    만약 새로운 사랑으로 현재가 불행해진다면 불행을 이어가느니 새로운 행복을 찾는 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의 노력이면 현재의 불행도 행복으로 바뀔 수 있을까요? 사람 마음의 지향성이란 참 간사한 것이지요.소설에서도 마음이 떠난 안나는 남편의 이발한 모습을 가지고도 이유없는 불만을 가집니다. )

 

그런 사랑이 와도 자신의 감정 따윈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책임감만 중요한가?
   ( 자신의 감정 그리고 책임감 둘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선택의 문제라면 그건 사람에 따라 달리 할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그것은 대게 부부의 이야기는 남들은 모르는 무엇이 있기 때문이며, 또한 결혼이 결코 완벽한 제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혼이 절대 신성한 것이라면  이혼이라는 제도가 결혼의 역사만큼 오래 될 수 없겠지요.  여러가지 이유로 이혼을 하지만 결국은 당사자가 더 행복하기 위해서 결정하게 되는 것 이므로 이 질문은 어떤 선택이 나를 더 행복하게 하는가 혹은 나의 행복을 포기하고 지킨 책임감의 가치가 결국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한 결정이었다 말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으로 바꾸어 대답을 하게되겠지요.
개인적으로  사랑은 사랑이 목적이 아니라 행복하기에 지속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사랑은 정(情)이나 의무감보다 홀대받아도 되는 존재인가?
  (굉장히 한국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 자체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그렇지 않다가 답이겠지요.하지만 사랑이 더 존중받는, 아내나 남편의 새로운 사랑을 인정할 수 있는 사회는 좀 멀리 있는 것이 현실일것 같네요. 아니면 기존의 가정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려면  부부가 합의 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고...이것도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3. 소설 속 러시아에선 안나 처럼 대부분 사랑이 아닌 조건을 전제로 결혼하였고,
   사랑을 운운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는 대목도 나온다.
   그럼 오늘날의 결혼은 100여 년 전 러시아와 많이 다른가?
   ( 그 때나 지금이나 조건을 보고 결혼하는 사람도 있고 사랑 때문에 조건을 무시하는 사람도 있고
      결국 다를 것이 없지 않나 싶네요. 하지만 반드시 결혼을 해서 살아야한다는 생각에는 변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4. 톨스토이는 이 책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가?
    (톨스토이의 바른 삶이 무슨 대수인지요? 개인적으로는 경건의 미덕보다는 더불어 함께하는 삶의 미덕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와 더불 것이며 어떻게 함께하며 살아가느냐에 사람마다 다름이 있을 것이고 그 다름에 바르게 사는 것의 다름도 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