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들

생일

허심만통 2016. 3. 20. 21:54


세상 살면서

늘 부끄러운 날이

이날이다.

나만의 일 년

오롯이 돌아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부모님께는 고마운데

참 죄송스럽고

세상 지인들에게는

돌려줄 진심이 불안하다.

    

 

예전엔 굶는 날이 많아

생일상 하루나마 달랬다는데

살수록 고파지는 머리와 마음

지병처럼 붙어 있고

미역국의 쇠고기를 씹으며

나잇값을 셈하고 셈해도

늘 모자란다.

달리 보탤 것이 없는 이날

그래서 참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