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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CEO연구)

[CEO 사례연구]63시티 정이만(56) 사장

 

특별한 리더십도 아니고 그냥 몸으로 때우는 건데요….” 인터뷰를 위해 전화를 걸자 63시티 정이만(56) 사장은 쑥스러워했다.

그는 ‘칭찬형 리더’다.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몸으로 때우는 리더십’이다. 정 사장은 직원 1000명의 이름을 모두 외운다.

월요일마다 전 사원에게 e-메일 편지도 쓴다.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방법이다.

2004년 63빌딩을 운영하는 ‘63시티’ 사장에 취임한 뒤 정 사장은 가장 먼저 직원들의 사진과 이름을 외우기 시작했다.

고향·출신학교·가족관계도 모두 외웠다.

“말이 1000명이지 쉽지 않았죠. 업무 시간에는 짬을 낼 수 없어 석 달 동안 한 시간씩 일찍 출근했습니다.”

애써 외웠지만 직원 명부의 여직원 사진은 쓸모없었다고 한다.

다이어트·화장·성형수술 등으로 입사 시절의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달랐기 때문이다. 결국 사진을 다시 구해 새로 외워야 했다.

노력의 결과는 예상보다 컸다.

“김춘수의 시 ‘꽃’이 떠올랐어요. 내가 직원의 이름을 불러주니 직원들의 얼굴이 꽃처럼 환해집디다.(웃음)”

정 사장의 ‘칭찬 릴레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이름을 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성과를 끊임없이 자랑한다.

고객 칭찬 카드에 이름이 오른 직원에게는 직접 내용을 전달하고, 주방장을 매장으로 불러내 손님에게 자랑한다.

정 사장은 또 일 년에 한 번 우수한 요리사를 뽑아 해외 조리 대회에 출전시킨다. 상을 받으면 이를 식당 앞에 크게 써 붙인다.

홍보팀 유덕종 부장은 “요리사 한 명을 대회에 보내는 데 2000만원 정도 든다.

돈이 많이 든다고 임원들이 반대했지만 사장님이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칭찬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정 사장은 자신이 ‘치어리더’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직원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말이다.

“사람은 인정을 받을 때 가장 기쁜 것 아닙니까. 직원이 즐거워야 고객 서비스도 좋아집니다.

직원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도 그들 하나하나를 인정해주기 위한 방법이죠.”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가니 서비스도 자연히 좋아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63빌딩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칭찬 건수는 2003년 17건이었다. 이 수치가 지난해 227건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고객 불만 건수는 82건에서 48건으로 줄었다. 정 사장은 이를 ‘칭찬의 선순환’이라고 표현했다.

‘몸으로 때우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그는 매주 한 번 아침 7시까지 출근한다.

젊은 직원들의 스터디그룹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렇지만 직원들이 토론할 때 입을 열지 않는다.

“내가 직접 참석해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주 직원에게 쓰는 e-메일 편지는 2003년 광고회사인 한컴 사장 시절에 시작했다.

그는 이 편지를 통해 생활 속의 잔잔한 이야기를 직원들과 나누려고 노력한다.

“보통‘인재(人材)’가 ‘인재(人在)’로 변하고 결국 ‘인재(人災)’로 망하죠.

저는 인재(人材)를 인재(人才)로 키우고 싶습니다.”

그는 꿈을 공유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한다.

 직원들이 같은 꿈을 가지고 일할 때 매출과 실적은 자연히 따라온다는 것이 그의 믿음이다.

홍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