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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내 딸] 아빠, 왜 나를 딸로 낳았어? 음... 기저귀 갈기 편하거든 그게 다야? 아니, 네가 다야.
생림(鉎林) [ 생림(鉎林)] 비가 내린다. 병상의 아버지 어깨 닮은 앙상한 바위 사이 좁은 길 숨비소리 닮은 호흡 입술 마른 목소리 위로 꽃을 뿌리는 비가 바람 춤을 춘다. 가끔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귀로 듣고도 믿기 싫은 일이 일어나기 마련인 것이 우리 삶 접어지지 않는 관절에 휘어..
사랑하는 아들아 [사랑하는 아들아] 꽃이 피는 계절 군대간 아들 아프다는 소식에 꽃샘추위 마냥 간간이 가슴이 오그라든다. 네가 꽃이 아니라 이미 잡초로 태어났다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기에 그것이 너를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닌지 모진 세월의 발에 밟혀도 언제나 다시 일으서는 잡초를 내 혹시 화초..
[구름] [구름] 하늘에 구름이 없으니 눈길 줄 곳이 없다. 사는 동안 얻은 불행도 구름이겠지? 비가 되어 내리면 알게되려나?
과거, 현재, 미래 [과거, 현재, 미래] 나는 이해했고 너는 오해했던 사실이 존재하는 시간 나의 진실이 손톱만큼이라도 너의 진실이 되기가 참 멀고 먼 시간 나의 바램이 너의 바램과 같아지리라 믿어 봐야 하는 시간
만우절 [만우절] 봄날 아침이 겨울처럼 춥다. 군대 간 아들은 추울 것이고 남반구에 간 딸에게는겨울이 다가온다. 배위에서 잠을 자고 손가락 잡고 걸음마를 시작하던 아이들이 같은 시간 다른 곳에서 스스로의 걸음을 위해 꿈을 꾸고 있을 나의 이 낯선 새벽이 참 거짓말 같다.
떨어진 꽃잎에게 [ 떨어진 꽃잎에게 ] 설움이 설움이 밀려온다. 떨어지는 순간을 알고서도 저렇듯 화사하게 피운 꽃이라는 이름의 굴레에게 진심어린 웃음으로 찬사를 보내는 의도하지 않은 잔임함에 설움이 북받친다. 눈물 지금은 그 눈물을 흘릴 수 없다 이별을 알고서도 사랑한 사람의 눈물이 아직 내 ..
자화상 [ 자화상 ] 하찮게 버린 시간들이 쓸데없는 주름으로 쌓여 있다. 버려진 원고지 속에 숨긴 무능과 자괴처럼, 억지웃음으로 다시 펼쳐 보아도 구김뿐이다. 그래도 익숙한 맛에 봐주며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