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여럿이 모이면 나에게 할당된 대화의 시간은 얼마쯤 될까?
`N분의 1` 법칙이 있다. 전체 시간을 사람 수대로 나누는 것이다.
만약 50분간 5명이 밥을 먹는다면 내게 할당된 시간은 10분으로 생각하면 된다.
한국은 술접대, 식사접대는 잘하지만 말접대는 인색한 나라다.
술잔 돌리는 것에는 그렇게 신경 쓰면서 말 돌리는 데는 무신경하다.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은 속이 쓰린 사람이지만
말이 없는 사람은 마음이 쓰린 사람이다.
이들을 아웃사이더로 만들지 않으려면 공평하게 말할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얼마 전 여러 명의 지인과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직장도, 직급도, 나이도 모두 다른 40ㆍ50대 남성들이었다.
이들은 만나자마자 자연스럽게 서열을 정하더니 연장자였던 대기업 회장에게
말을 몰아주기 시작했다.
"회장님이 한말씀해 주시죠."
"회장님이 제일 잘 아실 것 같은데요."
주변의 열화와 같은 요청에 회장님은 결국 흥분하고 말았다.
1시간 중 50분 동안 혼자 말을 독점했다. 나머지는 그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식사자리가 끝나고 회장님을 먼저 보낸 뒤 나머지 남자들은 뭐라고 했을까?
"하여간에 나이 들면 다 저런다니까."
자신들이 먼저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뒷담화`는 한동안 이어졌다.
나이가 들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모임에서 "한말씀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러나 이는 `검은 마수`다.
접대를 위해 예의상 한 말에 넘어가면 안된다.
요령 있게 술잔을 피하듯 말도 사양할 줄 알아야 한다.
[김미경 더블유인사이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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