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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통 단어장

살풍경(殺風景)

 

살풍경이란 말은 ‘풍경을 죽이다’ 또는 ‘풍경을 감소시키다’는 뜻으로, 분위기에 걸맞지 않는 행동이나 풍류를 모르는 사람의 엉뚱한 말과 행동을 가리킬 때 쓰이는 말이다. 요즈음 유행하는 ‘썰렁하다’는 말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이 용어는 중국 당나라의 시인 이상은(李商隱)이 지은 「잡찬(雜纂)」이란 글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제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한다.

●유춘중재(游春重載): 봄놀이 가면서 (먹을 것을) 잔뜩 싣고 간다는 뜻인데, 봄 경치를 즐기려 가는 것인지 먹고 마시기 위하여 가는 것인지 모를 이런 나들이를 살풍경하다고 규정했다. (우리는 뒷동산 등산가면서도 김밥과 커피는 꼭챙긴다.ㅎㅎ)

 

●태상포석(苔上鋪席): 이끼 위에 방석을 깐다는 뜻으로, 바위에 나있는 아름다운 이끼 위에 방석을 깔고 앉는 사람의 멋대가리 없는 행동을 살풍경하다고 했다.

 (뜯어오지 않으면 다행이다. 뜯어와서도 집에서 살리면 다행이다.)

 

●월하파화(月下把火): 달 아래에서 불을 밝힌다는 것인데, 환한 달빛 아래에서 등불 또는 횃불을 밝힌다는 것은 풍류와는 거리가 먼 사람의 행동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달빛아래 불을 밝히는 이유는 순서를 찾기 위함이다. 비풍초똥팔삼!)

  

●기연설속사(妓筵說俗事): 기생 잔치에서 세속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기생이 있는 흥겨운 잔치 자리에서 분위기와 동떨어진 이야기를 해서 좌중을 썰렁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살풍경한 장면이다.

(썰렁한 말은 참 오래 전부터도 분위기각 아니라 풍경을  깨는 행위였으니 과묵이 덕이다) 

 

●자학소금(煮鶴燒琴): 거문고를 불태워 학을 구워먹는 것으로 살풍경의 백미(白眉)라 할만하다. 천년을 산다는 학은 고고한 선비의 상징이고 거문고는 이러한 선비의 둘도 없는 짝이다. (그런데 거문고를 태워 학을 구워 먹다니… 배가 아주 고팠나보다....

그런데 기타 태워 라면 끓여 드신 분 있으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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