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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F를 멀리하라

 

 

‘A+’ 자주 보면 무의식적으로 성공 동기 부여

 

시험을 보기 전에 통상 우수등급을 뜻하는 ‘A’라는 글자를 주의 깊게 보면 낙제점을 뜻하는 ‘F’라는 글자를 들여다 보는 것보다 시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툭하면 윗니를 아랫 입술에 올리는 청소년들도 그러다 F학점을 받을 지도 모를 일이다.

미국 미주리대 케이스 시아니 박사팀은 18~23세 사이 남녀학생 131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르기 전 학생들에게 A와 F라는 글자를 들여다 보게 했을 때 시험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세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은 학생 23명이 교실에서 3분 30초 동안 15문항의 유추 검사를 받는 것이었다. 이들 중 절반은 우측 상단에 ‘시험지: A’라고 쓰인 시험지를 받았고 나머지는 ‘시험지: F’라고 쓰인 시험지를 받았다. 그 결과 시험지 A로 테스트를 한 그룹의 평균점수는 12점 만점에 11.08점인 반면 시험지 F로 본 그룹은 9.42점에 그쳤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학생 32명이 이전 실험과 유사한 방식의 시험을 보되 세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A와 F, 그리고 아무 의미가 없는 ‘J’라고 쓰인 시험지를 풀었다. 그 결과 각각의 평균점수가 11점 만점에 A그룹은 9.64점, J그룹은 8.17점, F그룹은 6.29점 순으로 나왔다.

 

마지막 실험은 학생 76명이 실험실에서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A, F, J라고 쓰여 있는 시험지를 받은 후 1분 30초 동안 수수께끼 15문항을 푸는 것이었다. 결과는 역시 7점 만점에 A그룹(6.02점), J그룹(4.76점), F그룹(3.65점) 순으로 나타났다. F라고 쓰인 시험지를 푼 학생들은 다른 글자를 본 학생들보다 집중력이 더 떨어지게 되는 것.

연구진은 “시험보기 전 성공을 뜻하는 A를 주의깊게 본 학생은 무의식적으로 목표에 다가가도록 동기부여를 해 높은 점수를 얻는다”며 “반대로 실패를 상징하는 F를 본 학생은 실패에서 벗어나겠다는 강박심리가 무의식적으로 생겨 성적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시아니 박사는 “교사는 특히 시험을 치를 때 학생들이 쉽게 동요될 수 있는 용어를 주의 깊게 써야 한다”며 “교훈 등 학급 상징물에 A+처럼 성공을 상징하는 단어를 쓰면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학술지 ‘교육 심리(Educational Psychology)’ 3월호에 소개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