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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읽기

사실상 전멸, 사라진 젊은 '벤처'

 

 

< 앵커 >

'젊은 도전'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청년 벤처기업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사회분위기 탓이라는 분석인데요.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대학의 벤처 창업 동아리 회장인 23살 오지혜 씨.
예비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창업스쿨도 수료하고 지난해엔 중소기업청 주최 창업경진대회에서 2위에 까지 오른 유망한 창업준비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오 씨는 최근 꿈을 접고 평범한 직장인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함께 창업을 준비해오던 친구들도 대부분 포기했다고 합니다.

[오지혜/대학 4학년 : 벤처 창업 꿈꿨더라도 고시공부를 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게 굉장히 일상화 되어있고요. 저도 결국 다 취업 준비로 연결되더라구요.]


실제로 99년 전체 벤처의 58%를 차지하던 20-30대 기업가 비중은 최근 11.9%까지 줄었습니다. 특히 20대 청년벤처는 0.1퍼센트까지 떨어져 사실상 전멸 상탭니다. 모험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젊은 벤처가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황철주/주성엔지니어링 사장(벤처 1세대) : 제가 창업할 당시도 어떻게 한국에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냐. 네가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냐. 주위에서 100%에 가까운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문제는 도전적인 청년 벤처의 감소가 우리 경제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순/벤처기업연구원 박사 : 국가 전체적으로 다른 나라 경우 젊은 층의 혁신성이 뛰어난데 우리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면 경쟁력 차원에서 우려가 되는 부분이겠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불굴의 청년벤처 그 도전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습니다.

김아영 nina@sbs.co.kr

 

젊은 벤처가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활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구 구조상으로 보면 향후는 노년 벤처가 살아날 것이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 더 무서운 법.

그들은 돈과 인생의 성공을 목적으로 한다기 보다는 인생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그리고 그들에게는 경험과 경륜이 있다. 다만 나이가 주는 '포기'만 경계하면 된다. 열정의 불씨를 살린다면  오히려 그들이 '젊은 벤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