葦巢悔(위소회) : ' 갈대 위에 지은 집을 후회한다'는 말이다. (葦 갈대 위 巢 집 소 悔 뉘우칠 회)
순자(荀子)는 전국시대 사람으로 그의 문하에서 한비자(韓非子)와 이사(李斯) 같은
훌륭한 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그는 학문이란 경전을 외우는 데서 시작하여
예(禮)을 실천하는 데서 끝난다고 하였다. 제일 먼저 학문을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가 설 자리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이라면서 음과 같은 비유를 들었다.
남쪽에 뱁새라는 새가 있다.
이 새는 깃과 털을 모아 머리카락이나 말총 같은 것으로 엮어 교묘하게 집을 만든 다음
갈대 이삭 끝에 매어둔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면 갈대 이삭이 꺾이면서
알이 깨어져 새끼가 죽는다. 뱁새가 이런 참변을 당하는 것은 집을 허술하게 지었기 때문이 아니다.
집은 탄탄하게 지었지만 매어둔 자리, 곧 갈대 이삭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이 말은 현대에 와서도 여전히 중요하다.
많이 배운 사람이 항상 존경받고 뛰어난 사람은 아니다.
그것은 배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목표로 공부하였느냐,
즉 배움의 동기와 철학적 기초가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부와 명예와 권력을 목표로 공부한 사람과
인격도야와 사회발전을 위해 탐구하면서 배우는 사람은
처음은 같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낸다.
사회 전체 구성원이 공부의 목적을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그 사회 전체의 모습 역시 달라진다.
출세와 명예만을 위해서 학문한 사람은 위기가 닥치면 위소회의 처지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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