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 도둑비가 다녀간 탓인지 , 오늘 아침은 높은 아침 하늘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던 애진봉 언저리도 보이구요~
환기를 하려고 사무실 창을 여니 지저귀는 새소리가 음악보다 나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무얼해야되나?'라는 생각을 하다가
"사무실에서 '오늘은 무엇을 하고 싶지?'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뜬금없는 질문을 떠올려봅니다.
어제 일본에서 손님이 오셔서 자갈치에 갔었습니다.
마침 축제 중이라 식사 중에 요란한 폭죽 소리를 들으면서
"하나비! 스고이데스네~"를 연발했습니다.
저녁 시간에 자갈치를 찾은 손님들을 무대에 올리는 노래자랑도 있었고,
3층 양념집을 돌며 연주하는 농악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래자랑은 무대에선 사람이나 관람하는 사람 모두 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농악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식당의 손님들도 절반은 외면하는 것 같았고
농악대원들도 얼굴에 미소 없어 그저 자진모리며 굿거리 장단을 뿜어내고 있었지요.
"왜 이러지? 우리 농악의 기본이 흥을 돋구고 사람을 어우르게 하는 것인데..."
이유는 농악대원들 스스로가 즐기지 않아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마도 농악대원들은 상가 사람들이 아니고 동네 노인정 같은 곳에서 부탁을 받고 나온 듯 했습니다.
일부의 사례를 받고 퍼포먼스를 하는, 어쩌면 어쩔 수 없이 하는 직업 같은 놀이패였습니다.
놀이에는 갈등이 필요 없는데 그분들에게서 받은 한 단어는 '갈등'이었습니다.
갈등(葛藤)의 갈(葛)은 덩굴식물인 칡이고 등(藤)은 등나무 덩굴이라고 합니다.
칡과 등은 서로 반대로 칡은 오른쪽으로, 등은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며 자라는 성질 때문에
서로 조르고 얽히고 설키어 풀 수 없는 상태가 되어 갈과 등이 같은 곳에 함께 있게 되면
모두가 제대로 살지를 못한다 하여, 사람 사이의 관계나 일이 까다롭게 얽혀 화합 하지
못하여 반목하고 시기하고 배척하는 현상을 갈등이라 칭합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칡(葛)과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등나무
(藤)가 만나서 서로 지지 않고 숲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서로 유리한 자리매김을 하려고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듯이 까다롭게 뒤엉켜 있는 상태처럼 온통 이 세상이 갈등(葛藤)
투성입니다. 심지어 시장의 축제에서도 ‘즐김’과 ‘노동’의 갈등이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일을 즐길 것인가, 아니면 노동을 할 것인가?” 스스로 물어봅니다.
질문이 마치기도 전에 우뇌에서는 ‘즐겨야지요~’라고 답을 하고,
좌뇌에서는 “ 일을 즐긴다고? 어떻게 그렇게 하는데? 그 시시콜콜한 일들을 즐긴다고?
혼자서 일을 즐긴다고?’라며 연신 질문을 쏟아냅니다.
요 어깨 위의 장신구에서도 이런 갈등이 있으니 우주는 얼마나 갈등할까요?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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