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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모음

끝이 있어 행복해요

 

 

아래글은 어느 목사님의 기록이다.

이 글을 일고 병상의 그녀가 왜 이리도 눈에 밟히는지...

속절없는 눈물은 왜 나는겐지...

 

그리고 끝이 있어 행복하다는 그녀의 이해하지 못할 그 말이 귓전을 울린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행복하다는 말, 신앙적 잣대가 없이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말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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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신의 고난을 감당하기 힘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많이 들려온다.

그렇게 한들 해결될 일이 아닌데 그렇다면 이 고난의 해결은 도대체 없는 것일까?

오래 전 일했던 병원에서 담당병동을 교대하는 일이 있었다. 좀 망설였던 중환자실이었다.

방문 첫날 먼저 환자명단을 첵업했다. 맨 밑줄 여자환자 이름 옆의 입원일수에 너무나 놀랐다.

'3680' 10년 하고도 한 달여의 세월이 아닌가

수간호사에게 그 사유를 물었더니 10년 전 첫 아이를 분만하다 그만 중추신경이 끊어져 그날부터

지금까지 전신마비로 있다는 것이다.그 말을 듣는 순간 멍해졌다. "그럼 지금 누가 돌보고 있어요?"

2년 여 동안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지만 지금은 찾아오는 분은 딱히 없고 어느 목사(후에 알고

보니 남편 친구의 동서) 한 분이 6년 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 후 환자는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병동 제일 안쪽 칸막이로 되어있는 그녀의 병실로 조용히 들어갔다.

알 수 없는 의료장비가 무수히 많았고 그녀의 큼직한 눈은 천정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사람이 어찌 이리도 마를 수 있을까?' 머리 맡에는 매일 성경 달력이 있었고 오른 쪽 선반위로는

대 여섯 살 남자애의 얼굴이 액자 속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무어라 첫 마디를 건넬까?

10여분간 우두커니 서서 기도를 하다

" 00씨 지금도 하나님께서 마음에 계심을 믿어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향해 눈동자만을 돌리며 "~" 라고 말했다(인공호흡기를 하고 있기에

그녀의 음성은 목 속 깊은 곳에서 뽑아 내는 소리여서 한 마디 한 마디 말하는 것이 마치

혀가 없는 사람이 말하는 만큼이나 힘들어 했다). 그녀의 그 한 마디는 나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자기가 낳은 아들 얼마나 보고 싶을까!

여자라면 자기 몸에서 난 자식에게 젖이라도 물려보는 것이 큰 기쁨이며 행복일 터인데.

한번이라도 가슴에 안고 눈이라도 맞춰 봤을까?

보고 싶은 얼굴과 아름다운 경치 대신 천장에 달린 의료기구와 형광등만 보았으니

그리고 평생을 그대로 누워 있어야만 한다니….

그 날부터 한 4년 동안 찾아가 말동무를 하며 지냈다.

그리고 그녀를 위한 세 가지 기도제목도 만들어 보았다.

첫째 병원 예배실에 가서 회중예배 한번 드리는 것(여러 의료기구 부착으로 거의 불가능)

둘째는 사랑하는 아들이 대학생이 되기 전에 "엄마"하며 찾아와 주는 것

그리고 비록 자신의 곁을 떠났지만 그녀에게 목사를 보내준 남편을 죽기 전에 한번 보게 해 달라고,,,

그러던 중 내가 외국엘 가게 되었다고 인사를 갔다.

그런 나에게 그녀는 무엇을 보여 주려는 듯 옆의 서랍장 위칸을 열어 보라 했다.

서랍을 여니 하얀 카드봉투가 있었다.

그 안에는 6살의 어린 모습이 아닌 제법 자란 12살 소년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며칠 전 남편이 보내왔다고 했다.

남편의 아스라한 마음과 그리운 아들의 모습을 통해 2가지 기도제목이 이루어져 가고 있음에

나는 눈물 나게 감사했다."저는 이만 갑니다만 세 가지 기도는 계속해서 할께요"하며

나는 작별을 고했다.

그녀도 나에게 천천히 말을 건네 왔다.

"모 옥사아님 나아는 이 세에 사앙에 끄으치 이써 해앵 보옥 캐에요."

 

 세상의 모든 관계가 끊어진 그녀가 분명히 행복하다고 말했다.

우리가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물질과 인간관계가 다 끊어져,

도저히 받아 드리기가 어려운 고난 속에 있으면서도 그녀는 행복하다니,,,!!!

얼마나 밤마다 몸 소리치며 울부짖었을까! 내 인생 이게 무엇입니까!

얼마나 긴 세월을 아들과 남편의 이름을 불렀을까?

차라리 결혼이나 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누워 숨만 쉬는 목숨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차라리 그때 죽었으면 가족도 남편도 오히려 마음에 큰 상처와 부담이 안 될 텐데,,,

하나님 당신은 누구이신가요? 도대체 내가 뭘 잘 못 했길래,,???’

수도 없이 울며 불며 하나님에게 외쳤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행복하다, 이 고백을 단지 세월이 무수히 흐른 결과라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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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아이를 낳는 고통 속이었겠지만

자신의 아기를 가슴에 안았을 때의 기쁨과 행복감에 대한 기대가

그녀에게 용기를 주었을 텐데... 

자식을 세상으로 보내는 그 기쁨의 순간에 찾아온 정말 어처구니 없는  불행,

그녀의 그런 불행에 끝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그 말에 담긴 아픔이

글을 읽는 내내 전달되어져 왔다.

 

"그녀가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 있는 이유가 바로 그런 아픔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 때문일까?"

"끝을 희망하는 걸까?"

" 행복 역시 끝을 희망하게될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게 주어진 행복과 희망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게 된다.

 

하나님, 그녀에게 기적을 허락하소서!

그리고 이런 위험을 감내하고도 출산에 임하는

모든 여성, 모든 어머니들을 세세토록 영원히 축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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