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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CEO연구)

[CEO연구] Pocket strategy

 

경제위기라고 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 현금 확보에만 매달려서는 안 됩니다. 핵심사업부문을 여러 주머니에 나눠 담은 뒤 생존력이 강한 주머니에 집중하는 '주머니 전략'이 필요합니다."

찰리 마(馬志强) 딜로이트 아·태지역 대표는 지난 2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미래의 핵심사업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주머니 전략'(pocket strategy)을 제안했다. 마 대표는 세계 4대 컨설팅 회사의 하나인 딜로이트에 3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컨설턴트다.

마 대표는 "주머니 전략이란 현재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를 주머니를 여러개 만들듯이 몇개의 소규모 비즈니스 부문으로 나눠, 각각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점검한 뒤 생존력이 높은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통신회사의 경우 유선, 무선, 데이터 통신, 미디어 등 네개의 주머니로 나눈다. 그리고 통신회사 전체의 성장률은 한자릿수지만 데이터 통신의 성장률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매우 높다면 그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마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난 후에도 글로벌 소비는 예전에 비해 감소하고 금융회사의 신용은 위축될 것"이라며 "기업들은 이런 환경 변화를 대비한 전략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마 대표는 "미래 전망은 좋으나 회사 내 역량이 없는 경우엔 인수·합병(M&A)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기업 가치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서 싼값에 미래의 핵심 사업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중국의 페트로차이나가 싱가포르석유를 10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예로 들었다. 페트로차이나는 싱가포르석유가 보유한 유전과 최신 정유 시설들을 확보해 자신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 대표는 한국기업들이 신흥 시장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조언도 했다. "예컨대 한국 건설회사들은 미래 성장 '주머니'를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기반시설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며 "이들 국가는 한국 건설사들이 고속도로 등 기반시설을 건설한 경험이 많고 전문성도 높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