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동안 서울의 홍대입구 주택가에서 고물줍기로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다.
어느 날 동네 놀이터에 두었던 고물나르는 리어카가 없어졌다. 청년은 절망에 빠졌다.
매일의 생계를 이어주는 유일한 도구가 없어진 것이다.
리아카는 청년의 유일한 재산이며 무엇보다도 생명의 탯줄과 같은 것이었다.
청년은 리아카를 찾으러 수시간동안 동네 곳곳을 다니면서 자신이 우주의 미아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청년은 도난 사실을 신고하러 파출서로 가다가 동네에서 사는
어떤 철학자를 만났다. 철학자는 개와 산책하고 있었다.
청년이 철학자에게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듯이 말하자, 철학자는 빙긋이 웃으면서
대뜸 <전화위복>이라고 한마디 던졌다.
청년은 실소를 터뜨렸다.
"너무 쉽게 말하시는 군요"
철학자는 다시 빙글거리면서 말했다.
"무언가 뜻이 있는 거 같은데."
"선생님. 이런 판국에 무슨 뜻이 있다는 겁니까?"
"업종전환하라는 하늘의 지시야"
"네에?"
"이것 봐봐. 선생. 그만큼 고물줍는 생활하면서 쌓은 내공가지고 한단계 높여서
전진하라는 지시지. 내가 선생을 보기에는 선생의 공력이 8갑자는 형성됐는데,
그 내공 발휘하라는 것이야."
청년은 가슴에서 무언가를 느끼면서 말했다.
"저도 이젠 이 생활을 접으려고 하는 데, 몸이 따르지 않아서요.
저도 제가 사는 목적이 따로 있는데요"
"맞아.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전진하라고 하늘이 한방 먹이신 거야.
움직이지 않는 자에게는 고통을 주시지."
"허허허. 미치겠네요"
"글쎄. 미칠건 없다니까"
철학자는 빙글거리면서 지갑에서 6만원을 꺼내어 청년에게 내밀었다.
청년은 당황했다.
"6만원이면 제가 며칠 벌어야 하는 돈인데, 이 큰돈을 받아도 되는 건지요.
제 호주머니에 한푼도 없지만 못받겟습니다."
"허허허. 속단하지 말아. 빌려주는 거야. 거저 주는 것처럼 좋아할건 없어.
무기한으로 빌려 주지만, 이자는 확실히 갚으라고. 갚을 형편될 때 갚되 1000%야."
"정말 미치겠네요. 고맙습니다"
"글쎄 고마운 건 아직 일러. 돈 갚을 때 고마워해도 늦지 않아.
이자 생각하면서도 고마워해야지."
"허허허. 조금 전 까지만해도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속이 들끓었는 데.
지금 자꾸 웃음이 나오네요. 여하튼 인간이란 간사하네요"
"낄낄낄. 그게 하늘의 뜻이야. 전화위복이지"
철학자는 골든 리트리버를 끌고 가버리고 청년은 깊숙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청년은 회복됐고 명랑해 졌다. 삶과 인간에 대한 희망이 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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