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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이끄는 삶

고수의 삶

 

작년에도 뵈었던 선배 목사님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최근에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은 자신을 맹꽁이로 밴댕이로 소개하고 있다. 오래 전 이북에서 넘어온 실향민으로 아직도 말투가 조선족이나 이북에서 갓 넘어온 새터민의 억양을 갖고 있다. 그래서 군 복무시절이나 군 제대 후에도 간첩으로 오인하여 신고하여 경찰서에 붙들려 간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어린 학창시절에 큰 아버지 집에서 양육되어 예절과 도덕함양이 제대로 되어 지금도 전화가 오면 벌떡 일어나서 아주 정중하게 예절을 갖추어 전화를 받는 모습이 너무나 귀감이 되고 있다. 또한 마을 사람들에게 얼마나 친근하게 접근하여 미친 사람까지 취급받았지만 이제는 이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청소년 시절에 387일 동안 잠을 자지 못하는 병을 얻어 무수한 고생을 하다가 복음을 받아들여 예수를 영접하여 신앙생활하면서 태권도에 심취되어 아주 한국 국기원에서 알아줄 정도로 무술의 고수이지만 그것을 내세우는 법이 거의 없다. 그 주변의 사람들이 태권도 몇 단이라고 거들먹거리며 다가오면 “예 그렇습니까?” 하지 과거에 자신이 태권도에 경진한 사람이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지금은 양평 구석에 조그마한 마을에 들어가 생활한지 7년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곳은 텃세가 너무나 세어서 그곳에 정착하려고 하다가 뛰쳐나올 정도로 아주 심한 영향을 받는 곳이다. 그러나 이 분은 1년 동안 마을 전체를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90도 각도의 공손한인사와 예절로 친분을 쌓아 갔다.

 

  그곳 마을 사람들이 ‘또라이’라고 미친 사람이 마을에 들어왔다고 혀를 찬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거짓이 없고 진실 되게 마을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까지 자신을 철저하게 바보로 살아간 것이다. 심지어 그 분이 목사인 것을 마을 사람들이 모를 만큼 철저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각인되게 맹꽁이로 살았다.

 

   그곳 건달들이 이 분을 몰아내려고 몇 번 찾아와 협박을 했지만 살림살이 속에 태권도 9단을 증명하는 증서와 기타 태권도 시절에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다시는 이 분에게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 분이 이곳에 정착하게 된 것은 이곳에 유지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조합장이 친구로 두고 있지만 아무개 친구를 앞세우지 않았다.

 

  지금은 마을 사람들이 조합장의 친구이며 목사로서 깎듯이 맞이하지만 7년 전만 해도 사람 취급도 하지 않았다. 대낮에 소매가 없는 속옷과 반바지 차림으로 마을 주민을 찾아가도 반갑게 맞이하며 목사님 왜 자주 오지 않았냐고 하며 아주 반가워한다. 또한 이곳에 정착하려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 분을 찾아와 대화하고 이 마을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눈으로 보고 터득해 간다.

 

   자신이 도시에서 알아주는 사람으로 여기며 목을 곧게 하고 잘난 척하면 이 마을에서 살아갈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것을 내려놓으면 이 마을에서 살아갈 수 있는 아주 좋은 곳이다. 며칠 전 이곳을 함께 방문했던 제 집사람과 친구들이 보고 너무나 은혜를 받았다며 또 가자고 오는 그날부터 성화스럽게 굴었다.

 

  이 얘기를 성경공부에서 했더니 목사님 그곳에 갈 때 연락을 미리해 주면 휴가를 받아 날짜 조정해서 가고 싶다고 한다. 그곳 근처에서 농사지으며 생활하는 촌로가 있는데 얼마나 얼굴이 밝고 긍정적이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인상을 받았다고 입에서 칭찬이 마르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천국에 들어가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목사님처럼 맹꽁이로, 밴댕이로, 바보로, 미친 사람 또라이처럼 살아가는 지혜가 흠뻑 묻어 있음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사도 바울에 비교할 수 없지만 그리고 그 어느 누구와 견줄 수 없지만 그분만이 그곳에서 살아가는 비법을 갖고 있어 마치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에 나올 정도에 인물이지만 나중에 천국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아니라 현재 천국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내놓을 수 있는 태권도 9단도 목사라는 신분마저도 자신에게 태권도를 배운 제자들이 경찰서와 군대, 청와대 안에 고단자들이 즐비하게 있지만 그들을 내세우지 않았다. 오직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으로 자연과 벗 삼아 농사를 지으며 조용히 주님과 함께 물 흘러가듯이 살아가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개조하여 예배실과 소 축사를 개조하여 아름다운 카페를 만들어 차 한 잔 마시며 담소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오면 따뜻한 차 한 잔을 하며 얼마나 재미있게 대화를 하는지 개그맨 뺨 칠 정도로 코믹한 얘기로 집 안에 웃음으로 가득 채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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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종남 목사님이란 분의 지인에 관한 이야기를 쓴 것을 옮긴 것입니다.

정말 이야기 속의 목사님은 고수입니다.

자랑할 것이 없는데도 꾸며가면서, 거짓말을 만들어 가면서 자신을 자랑하고파

하는 나의 모습을 반추해 봅니다. 자기를 드러내지 않음은 정말 인생의 고수만이

할 수 있는 필생기(必生技)입니다. 내공이 쌓일수록  외공을 대단치 않게 여기게

됩니다. 정말 존경심이 우러나오는 진국같은 삶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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