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의 경영 실패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0년 176개사, 2001년은 사상 최대인 257개사, 2002년에는 1/4분기에만 67개 기업이 파산하였다. 심각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으며, 2002년 들어 미국 100대 기업 중 26개사의 시가총액이 3분의 1로 감소하였다. 엔론(Enron), K-마트(Kmart), 시스코(Cisco), 루슨트(Lucent) 등 성공 사례로 불리던 유수의 기업들도 파산하거나 경영 위기에 빠지고 있다.
경영 실패는 경기 침체 등 외부 요인보다는 잘못된 경영 관행이라는 내부적 요인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포춘(fortune)은 경기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이미 파산했거나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공통적인 기업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기업 실패의 원인을 10가지로 요약하고, 3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경기 침체, 엔화 약세, 천재 지변 등의 경영 외부적 요인은 실패한 CEO들의 합리화일 뿐이며, 기업의 실패는 경영 잘못이라는 내부적 요인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
기업 실패의 원인 10가지
1. 성공 신화에 도취
기업의 호황이 장기간 유지되어온 상황에서는 경영자들이 현명한 경영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시스코는 연간 50%, 40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자신감에 도취돼 과도히 책정했던 목표 설정이 한계를 드러내며 주가가 급락하였다. (2001년 중 시가총액 88% 하락) 엔론, 루슨트, 월드컴 등도 경영 실패 전에는 모두 업계 정상이었다. 성공 신화에 대한 도취가 기업의 실패의 원인이 된 것이다.
2. 변화에 대한 실패
기업의 미래 시장 예측은 매우 중요하며, 이에 따른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인텔은 '80년대 중반 일본업체들의 진출로 인해 반도체 메모리 부문에서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에 반해 제록스는 복사기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 모델이라는 현실을 외면하고, 환율 불안과 남미시장 문제 등을 경영 위기의 원인으로 내세우며 변화에 실패, 결국 파산하였다.
3. 경영진의 독단
심리학자 다니엘 골만(Danial Goleman)은 CEO들이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기 어려운 이유가 직원들이 객관적인 보고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즉 직원들은 CEO에 대한 반대 의견 제시가 경쟁사와의 경쟁보다도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다. 1997년 삼성은 130억 달러 투자 규모의 자동차사업 진출을 선언했으며, 당시 경영진 대부분이 과잉 투자임을 알면서도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 결과 CEO는 20억 달러의 개인 재산을 손해봐야 했다.
4. 위기관리 능력 부재
수요가 확실치 않은 시장에 과다하게 투자함으로써 유동성 위기를 겪는 등 위험에의 과다 노출과 위기관리 능력 부재가 실패의 원인이 된다. 광섬유 네트워크 업체인 글로벌 크로싱은 120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는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광섬유 네트워크 시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가 경영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
5. 무모한 인수•합병(M&A)
무차별적인 인수•합병(M&A)은 시너지 효과를 얻기보다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1997년 이후 MCI, MFS, UUNET 등 75개 기업을 인수한 월드컴은 인수 기업들 간의 경쟁과 업무 조율 실패로 주가가 최고치 대비 98% 폭락하고, CEO가 사임하는 등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기업이 실패의 길로 들어섰다.
6. 과도한 주가관리
애널리스트들의 요구에 맞는 실적 전망 발표 등 주가에 과민 반응함으로써 사내 의견 조율을 실패함으로써 기업이 망하는 경우도 있다. 루슨트는 실적 전망이 비현실적이라는 영업 사원들의 말을 무시하고 매출 목표 달성을 위해 무분별한 할인 정책을 펴는 우를 범하였다. 광통신 사업 부문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사내 연구원들의 지적을 외면, 경쟁업체인 노텔에게 추월 당했으며 결국 80% 주가 폭락의 책임을 지고 맥긴(McGinn) 회장은 사임하였다.
7. 장기 경영전략 부재
장기 전략 부재에 따른 경영 혼란이 기업 위기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인 K-마트는 '80년대 이후 경영진 교체 시마다 경영 전략을 수정하였으며, 결국 장기 경영전략의 일관성 부재로 파산하였다. 즉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동종기업 인수, 정보기술(IT) 투자, 가격 인하 등으로 핵심전략이 바뀌는 혼란을 경험한 것이다.
8. 위험한 기업문화
내부 비리를 방치하는 등 부패한 기업 문화와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오도를 조장한 월가 증권사들의 기업문화도 기업 파산의 원인이 된다. 부실회계 등에 기인한 엔론, 아더 앤더슨 등의 실패는 잘못된 기업문화에서 비롯되었다.
9. 신경제 맹신
효율성으로 요약되는 신경제에 대한 맹신이 기업 거품을 조장할 수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엔론 관련 의회 증언에서 '기업의 부가가치에 거품이 있다면 그 회사의 신뢰와 명성은 하루만에 사라질 수 있음'을 경고하였다.
10. 이사회 기능 상실
내부 견제라는 기능을 상실한 유명무실한 이사회는 경영진의 불법 행위를 감시하지 못한다ㅏ. 이사회는 회사 경영의 독단과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견제 장치지만 현실적으로 CEO의 단순 보좌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엔론 이사회를 조사한 의회 보고서는 '엔론 이사회가 거래의 위험에 대해 주의 깊은 관심을 가졌다면 파산은 막았을 것'이라고 밝힌 것을 통해 이사회의 기능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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