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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야기(CEO연구)

[ CEO연구] 우수한 협상 사례

 

1999년 초 LG그룹의 운명을 바꿨던 필립스사와의 LCD(액정표시장치)부문 전략적 제휴 협상의 단면을 보면 협상에 있어서 상대방이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첫 걸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외환위기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절 당시 LG전자 재경팀장을 맡고 있던 권영수 현재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서울 여의도의 LG 트윈타워 테이블에 마주앉은 필립스 측에 현금출자액수로 75억달러를 요구했다. 애초에 필립스가 제시했던 금액(5억달러)에 70억달러를 얹어 무려 15배를 부른 것이다. 필립스의 CFO이자 협상단장인 프란츠 스파가렌은 격앙된 목소리로 항의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 뒤로 수차례 협상 결렬을 선언하는 신경전을 벌이는 와중에도 권 사장은 샌프란시스코로,암스테르담으로 끊임없이 비행기를 타야 했다. 그렇게 가슴을 졸이며 필립스로부터 얻어낸 금액은 40억달러.당초 제시했던 75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다급했던 LG 내부적으로는 최선의 성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전제가 되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