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아침에 독서 모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꿈에 대해 강의를 했습니다.
제목을 <꿈의 대화>라고 정하고 사전에 제가 질문할 것을 미리 게시한 뒤
강의를 시작하면서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세가지 질문이었습니다.
첫째,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둘째,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당신에게 갖는 꿈은 무엇입니까?
셋째,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갖는 꿈은 무엇입니까?
독서로 공력이 남다른 분들이라 비교적 구체적인 대답이 빨리 나왔습니다.
그러나 처음 카페에 게시된 질문을 대했을 때 ‘멍~’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멍~하다는 대답을 <꿈의 대화>에 어울리는 단어로 바꾸면 몽롱(朦朧)하다는 것입니다.
몽롱하다는 것은 달빛이 어렴풋하여 사물을 정확히 분간하지 못하는 흐릿한 상태를 말합니다.
2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에 이르는 성인 강의참석자들에게 꿈은 몽롱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좀을 뜸을 들여야만 답변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오후 <웃음 페스티발>에 참석해서 <꿈의 대화>와 관련한 아주 상반된
경험을 하였습니다. 피에로 복장의 주최자가 웃음을 이야기하면서 좌석 앞줄에 앉은
아이들에게 꿈을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이들은 채 1초도 지나지 않아 답을 했습니다.
“과학자!” “신발디자이너!” “선생님요!”
그들이 스스로 선택했건 아니면 부모가 유도한 것이건 그들의 꿈은 아주 정확하고
구체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는 그 아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운 표정이
역력했었습니다. 적어도 아침 강의 때 다소 고민하는 모습의 어른들과는 사뭇 다른 얼굴
이었지요.
문제는 그 어른들도 저만한 아이 때는 저렇듯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할 수 있던 꿈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세월이 지나면서, 삶의 현실을 직접 몸으로 맞닥
뜨리면서 혹은 꿈을 이루는데 있어 많은 좌절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면서
꿈이 현실에서 유리된 것처럼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꿈이 이루어지는 것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것은 대부분 타인의 경험을 듣고 본
것들이겠지요. 그 중에서 주로 ‘ 세속적 성공’과 관련된 정보들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사실 그 선택적인 정보들은 <꿈의 대화>에 있어서는 하나의
왜곡이거나 잡음(noise)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잡음이 많은 전화나 음악이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듯 어른들의 꿈은 스스로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는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가 되고 만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의 꿈은 순순하고 단순하고 구체적이 입니다.
그것은 세상의 잣대에 감염이 적고, 그저 좋은 것이며,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꿈도 변해갈 것입니다.
변한다는 것은 좀 더 구체적으로 되어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되고 싶은 것이 많아지고,
바뀌고, 여러 가지 이유들이 붙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지금의 우리처럼 ‘꿈을 잃어
버린 사람’이 어느 순간 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는 가장 큰 주범이 누구인지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 주범은 꿈을 꾸지 못하는 부모들이라는 생각이 가장 앞서 떠오릅니다.
그저 농담으로라고 혹은 홧김에라도 "꿈 깨!" " 공부나해 하는 부모들...
그들은 꿈을 꾸고 꿈을 간직하고 꿈을 위해 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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