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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뉴스

“이름을 묻지 마세요. 난 행복합니다”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대전에 사는 한 60대 할머니가 노인복지관에 1억원 든 봉투를 전한 뒤 사라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할머니는 봉투를 놓고 가면서 한 말은 "이름을 묻지 마세요. 난 행복합니다."

할머니가 돈 봉투를 들고 온 건 지난 14일 오후. 다리를 조금 절면서 대전시
노인종합복지관 관장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철연 복지관장은 노인을 살갑게 맞았다. 6000여 어르신들이 다니는 복지관이기에 평소 많은 어르신들이 관장실에 들러 자신의 주변이야기, 복지관을 다니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풀어놓고 가셨기에 이 관장은 이 어르신도 말벗을 찾아 왔으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관절염 때문에 걷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며 천천히 소파에 앉은 할머니는 이 관장에게 봉투를 내 밀었다.

"조금씩 모아온 돈이 있는데 여기서 3500포기의 김장도 하고 홀로계시는 분들에게 연탄도 나눠주는 것을 보고 재가복지 쪽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왔어요."

건넨 봉투 안엔 1000만원짜리 수표 10장이 들어있었다.
깜짝 놀란 이 관장이 "이렇게 큰돈을 복지관에 내놓으시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어려운 분들께 잘 쓰겠습니다"라며 성함을 물었지만 한사코 밝히지 않고 돌아섰다. "난 행복합니다."란 말을 남기면서다.

이 관장은 "그 분은 평범한 여성노인으로 재산이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복지관을 이용하면서 많은 노인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가 하면 어려운 독거노인 등 재가복지센터 이용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고 복지관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 나는 행복하다"란 말을 하며 관장실을 떠났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인적사항을 묻자 "이름이 보도되거나 세상에 알려지면 성금을 기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관장이 확인할 수 있었던 건 경기도서 살다 친정인 대전으로 내려온 게 2년 전이며 아들이 원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것, 그리고 1980년 남편을 여의고 홀로 됐다는 정도다. 복지관에선 무릎을 수술해 걷기 불편함에도 댄스, 영어, 탁구를 배우고 있다.

이 관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때 아름답고 따뜻한 사랑을 몸소 실천한 천사의 손길을 감사와 존경의 맘으로 모두에게 전한다"면서 "성금은 어려운 어르신들과 노인복지관발전을 위한 기금으로 쓰였으면 좋겠다는 그 분의 뜻이 헛되지 않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감사노트에 올릴까? 행복 뉴스에 올릴까 고민하다가..행복하다는 말씀에
행복뉴스로 올리기로했다)
 
행복한 할머니의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말씀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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