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후 서울 구로동 S에너지 본사. 사장실에 들어서자 화이트보드 한 귀퉁이에 ‘To show is to succeed’(보여주는 것이 성공하는 것)라는 문구가 보였다. 홍성민 사장은 “우리 회사가 가진 장점뿐만 아니라 약점까지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게 결국 이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감추라’는 마케팅의 기본 공식과는 거리가 먼 얘기였다. 하지만 S에너지는 이미 또 다른 마케팅 공식으로 성공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2001년 문을 연 S에너지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건 2006년부터다. 그해부터 연평균 77.6%의 성장률을 보여 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무조건 살아남는 게 목표”라고 했던 올해의 경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해외수출은 71%(1000억원)를 차지했다. 외국 업체들이 S에너지의 위기를 성공으로 바꿔준 셈이다. 홍 사장은 “이 역시 입소문이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유럽 지역에서는 어느 해보다 눈이 많이 내렸다. 곳곳에 설치된 태양전지 패널들이 눈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한 채 내려앉았다. 그런데 유독 S에너지 제품은 집채만 한 눈덩이를 떠받치고 있었던 것이었다. ‘S에너지 제품이 최고다.’ 소문은 유럽업계 시장에 금세 퍼졌다. 평소 현지 시장에서는 S에너지 제품이 타사 제품보다 디자인에서 좀 떨어진다는 평을 받았다. S에너지는 단점을 인정했다. 대신 무게를 이기는 하중 강도만큼은 세계 최고라는 점을 입증했다. 폭설이 많은 유럽에서는 디자인보다 성능이 더 뛰어난 S에너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입소문이 퍼지자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주문과 계약, 재계약이 이어졌다. 덕분에 S에너지는 동종업체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올해 유일하게 ‘우상향’ 성장 곡선을 그린 업체로 꼽히고 있다.
S에너지에 대한 입소문의 핵심을 들여다보면 기술이 있다. 그런데 최고의 기술을 축적하고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는 ‘한 우물’ 정신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게 홍 사장의 지론이다.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든 분야예요.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지요. 그런데 우리는 다른 데 곁눈질 하지 않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태양광 하나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S에너지의 경우, 사업 분야가 단순하다보니 관련 분야 기술 및 시장 동향에 대한 대응 속도는 어느 업체보다 빠르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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