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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고백

 

[고백]

 

나는 세상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

 

나이가 들면 바위가 되고
백발이 되면 산이 되고
죽어서는 산신령으로 살 줄 알았던
그저 철없는 그런 돌멩이 

 

위대한 돌이 될 운명이라 믿었고

풍백 운사의 도움이 예정되어   
부서지고 깨어지기만 하면 되리라 믿었던 
철모르는 그런 돌멩이

 

모난 줄 모르고 태생이 옹골찬 조약돌이라
고난을 받아들일 성긴 틈 없이도

고 깊은 영혼이 뿌리 내릴 줄 믿었던
늘 어린 돌멩이

 

속 깊은 돌이라 맘 넓은 산과 친구하고
뜨는 해 받쳐주고 지는 해에 어깨를 내밀고
떨어지는 바위에게 받침돌이 되어 준다 믿는
착각이 대단한 그런 돌멩이

 

구름이 햇살을 가릴 때 밤인 줄 알고
달빛이 비추면 그저 좋아 별을 몰랐던
나는 세상에 던져진 그런 작은 돌멩이

 

하지만 내일은 날아 올라 유성이 되려는
참 어리석고 욕심 많은 어쩔 수 없는 돌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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