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현 부즈앨런해밀턴 대표 우리 속담에 “재주는 곰(熊)이 넘고 돈은 왕 서방이 챙긴다” 는
말이 있다. 돈 버는 일에 몰두하는 사람과 그 혜택을 보는 사람이 다르다는 뜻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富)를 창출하는 핵심원동력은 기업이다.
그 주인은 언제나 높은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주주이고 경영의 최종책임자는 CEO이다.
아마도 CEO는 현대판 곰이고 주주는 왕 서방이 아닐까?
그렇다면 CEO 는 곰으로서 어떠한 재주를 넘어야 하는가?
“CEO의 책무는 동시다발적이고 서로 상충되는 다양한 이해관계집단의 요구와 기대를 조정,
우선 순위화하고 경영의 전문성을 겸비한 지도력을 발휘하여 주주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다”라는 원칙적인 정의를 해 보자.
현재 세계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치열한 국제경쟁과 고조되는 불확실성은 CEO의 책무수행을 더욱 ]
어렵고 무겁게 한다. 최근 한 세계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CEO로서의 평균 수명은 지역별 (미국,
유럽, 일본 및 기타 아시아), 산업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1990년대보다 2000년대에 들어, 그 절대
재임 기간이 눈에 띄게 짧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는 미흡한 경영성과, 도덕적·형사적 문제에 대한 책임,
빈번한 인수·합병 등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날로 치열해지는 시장 경쟁 환경에서
찾아야 한다.
국제경쟁의 소용돌이는 보다 큰 사업적, 경영적 위험에 도전하라는 압박으로 다가와 CEO는 이노베이션
과 창의적 접근이라는 재주 넘기를 시도한다. 새로운 위험에 의욕이 앞선 어설픈 도전은 언제나
성공 보다 실패가 많기 마련이다. CEO는 경영실패에 대한 최종책임을 피해갈 수 없어, CEO로서의
생명이 짧아질 수 있다. 이는 CEO 개인의 차원을 넘어서는 문제이다.
리더십의 불안정은 기업의 장기적인 존속 능력을 약화시켜 사회적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능력 있는 CEO의 확보는 국제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며 출발이다.
그렇다면, 현 시대는 어떠한 CEO의 출현을 기대하는가?
첫째, CEO는 진정한 리더이어야 한다.
CEO라는 위치가 올바른 리더십 발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진정한 리더십은 리더의 직위나 말보다
그의 구체적 행동과 그 결과로 평가 받는다. 불확실성시대의 기업경영은 구조적으로 위험부담이
커진다. 그래서 노조, 소비자, 주주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은, 오로지 저마다의 가치관점에서
CEO에게 그들의 욕구를 우선적으로 충족해 달라고 더욱 거세게 요구한다.
따라서 CEO는
새롭게 요구되는 가치를 포용하면서,
서로 상충되는 가치 실현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끄는,
가치중심의 리더십을 펼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지자와 리더 사이에 서로의 공유가치가 존재할 때,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유효한 리더십 발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둘째, CEO는 글로벌 시각을 갖춘 고도(高度)의 전략실천가 이어야 한다.
불확실성시대의 기업 경영은 매우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요구한다.
과거 기업환경의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보는 직관 (intuition)에 의한 경영적 판단보다,
각 분야의 전문가가 중심이 되어 조직차원의 사업통찰력 (insight)에 근거한 경영이 필요하다.
세계화 시대에는 국제경쟁을 나무와 숲만 보는 2차원적인 단순한 이해로는 복잡하게 얽힌
역동적 변화의 동인(動因)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다. 이제는 국제경쟁의 토양과 기후의 질적 변화를
함께 파악하는 4차원적인 접근, 즉 균형 잡힌 총합적(totality) 시각이 필요하다.
그래야 세계화와 불확실성 시대에 대응하는 고도의 안목과 통찰력, 그리고 전략적 유연성이 생긴다.
물론 이는 전문가의 몫이다.
CEO는 유효한 경쟁전략을 이끌어 실행하는 차원 높은 전문 경영자이어야 한다.
셋째, CEO는 리더로서 자기만의 거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근거 없는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고 CEO가 알고 있는 것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식의 경영 관행이
통하던 시대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났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CEO로서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보다,
“CEO로서 나는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불확실성은 미처 예상치 못한 새로운 위험을 야기시키기 때문이다.
미국의 9·11 테러 사건 이후, 위험 관리(risk management)가 기업경영의 중요한 한 축으로 부각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위험에 움츠리기보다 무엇을 보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 없는 질문을 던지면서 창의적 접근을
해야 한다. 즉, 불확실성의 시대에 걸맞게 경영의 전문성을 높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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