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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이끄는 삶

자신의 삶을 살다가신 영등포 슈바이처

 

'영등포 슈바이처'라 불리는 선우경식(63) 요셉의원 원장이 지난 4월 18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2005년 10월 위의 3분의 2를 잘라내는 위암수술을 받은 후 항암치료를 받으며 투병생활을 해 오다

15일 병세가 급작스럽게 악화돼 뇌사판정을 받았습니다.

 

가톨릭대 의대를 졸업한 선우 원장은 미국으로 건너가 킹스브룩 주이스 메디컬센터에서 내과학을 전공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83년부터 당시 서울의 대표적 달동네였던 관악구 신림동에서 무료 의술 봉사를 했습니다.

당시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었던 그곳에서 선우 원장은 대학 선후배들과 함께 환자를 업고 다니며 자원봉사를 펼치다

87년 8월 신림 1동에 무료 자선 병원인 요셉의원을 세웠습니다.


지금까지 42만 명의 영세민 환자와 노숙자, 외국인 근로자가 이 병원을 거쳐 갔습니다.

현재 교대로 무료 진료를 해 주는 80명의 의사·간호사와 일반 봉사자 600여 명이 요셉의원을 꾸려 가고 있으며

매월 2000여 명의 후원자가 1000원에서 몇 만원까지 보내 주는 기부금이 재정의 전부입니다.

 

선우 원장은 결혼도 하지 않고 홀어머니를 모시고 61년 선친이 지은 작은 집에서 그대로 살아왔습니다.

“폐인이 다된 사람이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어요.

취직이라도 해 바나나 한 봉지 사 들고 찾아오는 모습을 상상해 보세요. 그 맛을 알면 이 일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죠.”

그의 말입니다.

 

그의 희생과 봉사에는 수많은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후원자들이 동행했습니다.

이동진씨는 요셉의원을 돕기 위한 잡지 '착한 이웃'을 창간했고, 이중섭미술상 수상화가인 김경인씨는 동료화가들과

함께 '자선 전시회'를 수차례 열기도 했습니다.

“주머니가 부르면 딴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주변에 말해 왔던 선우 원장은 의사자격증 하나만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받은 호암상(2003년), 국제로타리 창립 100주년 기념 특별 사회봉사상(2004년) 등 상금도 모두 요셉의원에

내놓았습니다. 정진석 추기경은 "선우 원장님의 평생은 마치 살아있는 성자(聖者)와도 같았다"며 "그처럼 훌륭한 분을

우리에게 보내주셨던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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