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컴퍼니가 세계 주요 M&A 사례를 분석한 결과 10건의 M&A가 이뤄졌다면 이중 무려 7건이
M&A를 통한 주주가치 창출에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A 이후 1년내 주가 상승률이 동종 업계 평균보다 높았던 경우가 30%밖에 안 된다는 얘기다.
실패 요인은 무엇인가?
M&A를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1. 분명치 않거나 허황된 투자 논거
투자 논거란 쉽게 말해서 대상 기업을 인수해야 하는 논리를 말한다.
"왜 우리가 꼭 이 기업을 인수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해당한다.
인수 기업은 이것을 아주 단순하고 명료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실사할 때 검증이 가능해야 된다.
예를 들어 "인수 대상 기업의 기존 사업은 당분간 꾸준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것이며,
일단 이번에 이 회사를 인수하고 나서 이후 추가 M&A를 통해 연관 산업으로 수직 통합화를 하게 되면
상당한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와 같은 답은 아주 훌륭한 투자 논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국내의 전략적 투자자들에게 M&A 자문 의뢰를 받고 왜 대상 기업을 인수하기를 원하는지 물어보면
종종 예상 밖의 엉뚱한 답을 듣는다.
"다른 여러 기업들도 관심을 보이는 거 보면 매물이 꽤 괜찮은 것 같아서",
"타 그룹들은 다들 M&A를 한다고 요란한데 우리도 뭔가는 해야 될 것 같아서",
"회장님께서 이번 인수 건은 무조건 성공시키라고 하셔서" 등을 투자 논거로 내세운다.
몇 조원이 필요한 투자 의사 결정의 잣대로 삼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생각이다.
2. 엉터리 실사
실사(實査)의 목적은
"이 기업을 인수할 것인가? 인수한다면 얼마에 인수하는 것이 적정한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상당수 국내 전략적 투자자들은 냉정한 사실과 분석보다는 시장에 떠도는 소문과 피인수기업이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한다. 또한 피인수 기업의 내재 가치보다는 경쟁 입찰자의 동향 및 예상 입찰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적정 인수가치를 산정하는 것보다는 대내외에 인수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한 논리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쉽게 말해 "이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결론은 진작에 내려두고
"이번에 입찰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내기 위하여 실사를 하는 위험한 우를 범하는 것이다.
3. 과대평가된 시너지 효과
국내 전략적 투자자들은 피인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해당 기업의 독자적인 사업 가치보다
두 기업의 결합으로 얻어질 수 있는 시너지 가치를 훨씬 중요시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진행된 몇몇 대규모 M&A의 인수가격은 EV/EBITDA 기준으로 16~20배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세계 동종업계 평균과 비교할 때 아주 높은 수준이다.
베인&컴퍼니의 조사에 따르면 M&A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과대 평가된 시너지 효과다.
국내 기업은 M&A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전략적 가치를 훨씬 폭넓게 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높은 인수 프리미엄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4. 무리한 자금 조달
한 두 건의 무리한 M&A로 기업 전체가 커다란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대규모 M&A에 동원된 인수 금융의 구조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최근 사례를 보면 상당수의 경우 인수 대금 중 자기 자본은 계열사에서 출자한 20~3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상환우선주, 교환사채 및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기법은 피인수 기업의 신용을 담보로 인수 자금을 차입한다는 점에서
차입매수(LBO·leveraged buy out)라고 한다.
이는 적은 자기자본으로 기업 인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거액의 차입 때문에 기업 인수 후 신용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물론 사모펀드(private equity)의 경우라면 사정이 다르다.
3~5년 후 재매각 내지 상장을 염두에 두고 기업을 인수하므로 매각 대금으로 일부 채무 상환도 가능하다.
하지만 영속 기업 운영을 전제로 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적 투자자의 경우 엄청난 규모의 차입 인수 금융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피인수 기업의 기존 사업으로부터 충분한 현금 흐름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금융 비용이 점점 증가해 재무적으로 아주 어려운 상태가 되거나,
인수 당시보다 훨씬 더 낮은 가격으로 기업을 다시 매각해야 할 상황이 닥칠 수 있다.
'경영이야기(CEO연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CEO 연구] 틈새 시장 (0) | 2008.06.13 |
---|---|
[CEO 연구] 글로벌 수퍼스타 (0) | 2008.06.13 |
[CEO 사례연구] 면장아들의 성공기 이병찬 하나투어재팬 사장 (0) | 2008.05.21 |
[CEO연구] 성공한 미국 기업인의 공통점 (0) | 2008.05.21 |
[CEO 연구] 습관으로서의 천재와 실패의 의미 (0) | 2008.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