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링(Malling)

 

'몰링'은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몰링'은 한마디로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정의할 수 있다.

'몰(mall)'의 탄생배경은 처음부터 대형마트를 염두에 두고 건물을 지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우선 자동차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교외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하자 소규모 상가들이 들어서게

됐다. 그런 상가들이 하나둘씩 서로 마주하며 모여들고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지붕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 현재의 몰이 태어나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이제 몰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 각 지역 특색을 반영하는 문화 아이콘으로까지 진화했다.

국내에서도 몰은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여가의

장으로 주목 받고 있다. 현재 성업 중인 코엑스몰, 아이파크몰, 라페스타 외에도 3∼4년 안으로

오픈 예정인 복합쇼핑몰만 하더라도 10여개에 달한다. 국내외 몰(mall) 시장을 집중 조명해봤다.

< 편집자 주 >


쇼핑·여가 한곳서…새 문화 아이콘 부상
가족 나들이·데이트 코스 각광…해외선 '몰 소비' 보편화

몰(mall)이 뜨고 있다. 일반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경험할 수 없는 몰링(malling)을 즐기기 위해서다.

몰링이란 연인이나 가족들이 쇼핑과 외식, 공연, 영화관람, 몰워킹, 게임 등 종합엔터테인먼트를

몰에서 즐기는 행위를 일컫는다. 일상생활의 대부분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

(One Stop Shopping)으로 소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게 몰링이 뜨고 있는 가장 큰 이유다.

LG경제연구원 박정현 선임연구원은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됐지만 여전히 시간은 부족하고 즐기고

싶은 일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이곳저곳 옮겨 다니지 않으면서 쇼핑도 하고 외식도

하고 영화도 볼 수 있는 토털 소비공간을 원하고 있다며 몰링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처럼 대형 복합 쇼핑몰에서 쇼핑뿐만 아니라 외식, 오락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는 몰링족

(Malling 族)들은 해외에서 이미 몰링이라는 소비 패턴을 보편화 했다.

미국의 몰 오브 아메리카(Mall of America), 일본의 커낼시티(Canal city), 홍콩의 하버시티

(Harbour City) 등이 몰링족을 위한 대표적 쇼핑 공간인 엔터테인먼트형 복합 쇼핑몰이다.

특히 하버시티에는  7개의 백화점과 700여개의 상점이 입점해 있다. 쇼핑시설과 함께 영화관과

공연장, 전시회장, 레스토랑과 오락시설 등도 갖추고 있어 홍콩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메가톤급 소비공간으로 유명하다. 모두 돌아보는 데만 3일이 걸린다는 하버시티는 전 세계 몰링족들

에겐 참을 수 없는 유혹인 셈이다.

국내 역시 코엑스몰과 현대아이파크몰, 센트럴시티 등이 복합쇼핑몰로 각광받고 있다.

용산역에 위치한 현대아이파크몰은 지하 2층, 지상 9층으로 연면적이 8만5000평에 달하는

동양 최대 규모다. 3개의 백화점(아이파크 백화점, 리빙 백화점, 문화 레포츠 백화점)과 디지털

전문점, 이마트 등 쇼핑센터가 있고, CGV영화관과 레스토랑, 서점, 게임장 등이 있어 다양한 여가

활동이 가능하다. 아이파크몰의 주말 평균 고객은 45만명. 이중 20∼30대 직장인이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몰링을 즐기는 20∼30대 고객은 쇼핑과 영화관람 식사, 그리고 다양한 문화활동 등 몰에서

최소한 3가지 이상의 활동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돼 흥미를 끈다. 아이파크몰 김영민 홍보팀장은

백화점, 할인점, 로드숍 등을 이용하는 단순 쇼핑객의 경우 평균 2시간 가량 쇼핑을 하지만

몰에서는 최소 4∼5시간 쇼핑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삼성역의 코엑스 몰 역시 지하에 위치한 약 3만6000평의 복합 쇼핑몰이다. 쇼핑매장과 함께 메가박스

영화관, 테마형 수족관, 서점, 레코드점, 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어 국내 몰링족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코엑스 몰 관계자는

"복합 쇼핑몰은 단순히 쇼핑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문화, 레저 기능까지 담당하고 있다"면서

"원스톱 라이프스타일에 엔터테인먼트 기능까지 할 수 있어야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