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이미 창업회장인 고(故) 최종건 회장 도움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온 최종현 회장은 1973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그룹에 입힌다. 1975년 글로벌 기업으로 가기 위한 전초기지로 ‘경영기획실’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 첫 구상으로 기업경영에서 설비 경쟁의 시대는 지났고, 1970년대부터는 ‘경영 전쟁 시대’라고 선언한다.
최종현 회장은 “대부분의 경영관련 지식이나 원칙이 서양의 경영학에서 나온 것으로 한국적인 토양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국적이면서도 SK만의 독특한 경영법을 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종현 회장은 이에 따라 당시 경영기획실의 손길승 부장 등 임직원들과 학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4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SKMS를 개발한 뒤, 1979년 3월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전 임원이 참석하는 가운데 이를 발표한다. 당시 최 회장은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 계열화를 목표로, 경영적인 측면으로는 ‘국제적 기업으로서 손색없는 경영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두 가지 명제를 발표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인간 위주의 경영 ▶합리적인 경영 ▶현실을 인식하는 경영 등 3대 경영이념을 SK 경영법의 핵심 축으로 제시한다. 최종현 회장은 개념적이고 이론적인 측면의 SKMS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실행법을 찾게 된다. 당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지향한 SK그룹은 일류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통상의 목표 수준을 설정해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기업 경영의 목표를 우수(Very Good), 탁월(Excellent), 초일류(Super Excellent)의 3단계로 구분하고, 선진 기업들이 ‘우수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탁월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에 SK는 탁월한 수준을 달성해야 한 단계 앞서 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목표 수준 자체를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수준인 ‘초일류’로 설정키로 했다. 수펙스란 개념은 여기서 나왔다.
SKMS를 처음 시행하던 1979년의 SK그룹은 SK케미칼, ㈜선경 등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매출 1조원 안팎의 중견기업에 불과했다. SKMS를 정립한 이듬해인 1980년 ‘석유에서 섬유까지’라는 사업계획의 최종 목표인 석유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1989년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정보통신 사업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SKMS와 수펙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유공과 한국이동통신 인수 이후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워 나갈 수 있었던 것은 모든 구성원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기업문화이자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SKMS가 있었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일관된 철학과 개념이 있어야 큰 기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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