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 단상]
“교회 갈 거야?”
금년 들어 작심하고 교회를 나가던 남편이 지난 주 교회 안간 것을 시작으로 또 계속 교회를 안 갈 것 같은 예감(?) 때문인지 다소 조심스런 말투로 묻는다.
“ 지난 주도 갔는데?” 남편은 거짓말을 해본다.
“ 안 간 거 알거든~” 계속 잤지 않느냐는 둥 이런 저런 말을 덧붙인다.
그러면서 “지난 번 나 목사님 집회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가 처음 간증한 것이
주일 성수라고 하시더라고~”
남편은 걸린 꼬투리를 놓치지 않고 묻는다.
“ 주일 성수라는 것이 성경적이야?”
아내도 지지 않고 말한다
“ 성경에 써있잖아. 그리고 안식일이 예수 부활한 이후 첫날을 새로 정하고….”
역시 만만찮은 집사다.
그런데 남편이 정말 물은 질문의 속내를 모른다.
“기껏 질문이 안식일이 성경적이냐는 것이냐….”라고 뭐라 하지만 남편은 그냥 말을 계속하지 않기로 작정하고 무응답으로 대응하고 만다.
‘ 이 사람아~ 성경적이냐는 질문 속에 담긴 속 뜻을 한 번 더 물었어야지……”
인간이 날짜를 기록한 것은 꽤 오래된 일이지만 그것이 현대의 달력과 같이 세계적인 통일을 이룬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현재 기독교인들이 주일이라고 부르는 일요일도 그 역사가 오래지 않는다. 그러면 주일, 소위 안식일에 대해 왜 기독교인들이 집착할까?
그 이유는 성경에 있다. 창세기에 기록된 창조주의 제7일이 바로 창조의 모든 과정을 마치고 쉰 날이기 때문이며, 그것이 보다 구체적으로 된 것이 바로 모세의 십계명 중 제 4계명이 ‘안식일을 기억하고 거룩하게 지키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유대교에서의 안식일은 1주일 가운데 제7일(토요일)을 이른다. 성경에서는 하루의 계산이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로 계산되므로 안식일은 현대로 따지자면 금요일 해질녘부터 토요일 해질녘까지이다. 때문에 유대교에서는 개신교도들이 주일이라 칭하는 일요일의 안식을 성경적이지 못한 것이라 여긴다. 모세의 계명을 어긴 것이며 이것은 또한 하나님의 계명을 어긴 것이 되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이 날에 모든 일손을 쉬고 그들의 민족신(民族神) 야훼께 예배하였다. 유대교에서는 안식일을 철저하게 지키는 전통이 있다. 물론 유대교에도 여러 종파가 있기 때문에 각 종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 안식일의 전통은 그리스도교·이슬람교로 이어진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에서는 초대교회 시대부터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여, 예수가 부활한 1주일의 첫날(일요일) 즉 '주일(主日)'을 새 안식일로 정하고 지키고 있다. 즉 이것은 성경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날이 아니라 인간이 정한 날이다. 그리고 예수가 지킨 안식일도 분명 새 안식일이 아니다. 그러니 지금 기독교인들의 안식일인 주일은 엄격히 따지자면 성경적이지 못한 안식일인 것이다. 물론 이것을 남편은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대기 위한 논리적 수단으로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나 목사님이 이야기한 죽음을 경험한 후 주일 성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말에 대해 반박을 하고자 함이다.
굳이 교인이 아니라도 안식일의 개념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삶에 이로움을 준다.
일단 생활의 리듬을 살려주고, 업무에서 해방된 휴식을 제공한다. 인간이 자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듯이 아마 일주일 중의 하루의 휴식이 없다면 그리 오랜 시간을 일을 하며 살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즉 창조주의 휴식에 대한 배려는 휴식을 통해 인간이 삶을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하며 일에 효율을 높이고 생활에 리듬을 주며 부담감 없이 자신의 한 주를 돌아 보기도 하게한다. 그리고 생활 때문에 묶인 시간에서 해방되어 삶을 위한 시간의 틈을 만들므로 해서 삶을 위해 호흡할 수 있는 정말 기가 막힌 배려이다.
그런데 과유불급이라. 이 안식일이 주일성수라는 협박 속에 의무가 되고 또 어기면 죄가 된다면 이것이 과연 창조주의 인간에 대한 배려인 안식일이라 할 수 있을까? 우리의 삶이 우리의 것이 아니고 창조주의 것이며 우리 삶의 모든 것이 창조주를 위한 것으로서 창조주의 종으로 사는 삶을 받아들인다면 ‘쉬는 것’도 의무라 할만하다. 종을 오래 부리기 위한 쉼이나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라면 주일성수는 어떤 의미일까?
그것은 바로 창조주에 대한 예배의 날이라는 이야기다. 예배는 신앙인으로서의 의무일 수 있다. 그러므로 주일을 지키지 않는 다는 것은 신앙인의 의무 태만인 것이다. 그런데 그 의무가 교회에 출석한다고 예배에 참석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일까? 진정한 예배가 이루어지지 않고, 예배 시간에 목사님의 입을 통한 두루뭉술한 성경의 해석들에서 의문만 잔뜩 가지고 돌아오게 되는 것이 싫어 피하게 된 것이라면 주일성수의 의무보다는 안식일의 본원적의미인 쉼을 택한 것이 잘못된 것일 까?
남편은 그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되고만 자신이 싫은 것이다.
교회에 가서도 쉴 수는 있지만 성경에서 읽은 ‘외식하는 자가 되지 말라’는 구절이 더 가슴에 와 닿은 남편은 외식하는 모습으로 교회 출석하는 그런 규칙이 싫은 것이다.
아마도 남편은 교회 생활에서의 재미를 잃어버린 모양이다.
그것은 성경에 대해 가지는 의문 때문일 수도 있고, 설교 때문일 수도 있고, 교인들의 구복적인 신앙 행태에 대한 회의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부분이 그 자신 스스로의 게으름 때문이고 현재 그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성경적으로 대응하기 보다 교회적으로 대응하려는 주변의 교인(?) 때문에 생긴 반감 때문이며 또한 자신의 신앙이 구복으로 해석되기를 꺼려하는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남편은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아내는 그것을 불성실한 교인으로 돌아가는 마귀 사탄의 역사 정도로 여기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주일 성수를 어기는 남편의 죄짓는 행위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일까?
주일성수의 진정한 성경적 의미가 신과의 교제의 시간을 위한 하루의 쉼이라면 그것은 교회의 규칙에 따라야 하고 세상의 달력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삶 속에서 자율적으로 지켜야 할 원칙이며 또 의무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남편은 성경책을 집어 들고 교회로 향한다. 진정한 예배가 되게 해달라고 읊조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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