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흔히 이미지의 시대, 나아가 이미지가 실체를 압도하고 가상이 실재(實在)보다 더 실재 같은 “하이퍼리얼리티(極寫實, hyper-reality)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조를 반영한 영화 <매트릭스>는 컴퓨터가 프로그래밍한 가상현실을 진짜 현실로 믿고 살고있는 현대인에 대한 은유이다.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에서 이미지는<좋은 이미지>와 <나쁜 이미지>로 구분하며. 이데아를 닮은 것은 좋은 이미지, 이데아와 닮지 않은 것은 나쁜 이미지라 한다. 좋은 이미지는 도상(圖像 icon)혹은 복제(copy)라 하고, 나쁜 이미지는 환영(幻影 phantasm)혹은 시뮬라크르(simulacre)라 하며, 원본 없는 복제 등의 의미로 사용되고, 실재에 근거하지 않으면서 마치 뒤에 실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지에는 실재를 죽이는 역기능이 있음다. "욘-사마"라는 이미지는"배용준"을, "의녀(醫女)장금이"는"이영애"이라는 실재를 삼켜 실제는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이런 원본과 복제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이론화한 사람이 프랑스의 쟝 보드릴야드다.그의 이론을 시뮬라시옹 이론이라 하는데...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 )는 그의 독창적인 이론인 '시뮬라시옹(Simualtion)'을 통해 포스트모던 사회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실재가 실재 아닌 파생실재로 전환되는 작업이 시뮬라시옹(Simulation)이고 모든 실재의 인위적인 대체물을 '시뮬라크르(Simulacra)'라고 부른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다른 아닌 가상실재, 즉 시뮬라크르의 미혹속인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사물이 기호로 대체되고 현실의 모사나 이미지, 즉 시뮬라크르들이 실재를 지배하고 대체하는 곳이다. 이제 재현과 실재의 관계는 역전되며 더이상 흉내낼 대상, 원본이 없어진 시뮬라크르들이 더욱 실재같은 극실재(하이퍼리얼리티)를 생산해낸다. 더이상 원본은 없고 어느 의미에서는 원본과 모사물의 구별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뮬라시옹의 질서를 이끌고 나아가는 것은 정보와 매체의 증식이다. 온갖 정보와 메시지를 흡수하지만 그것의 의미에는 냉담한 스폰지 또는 블랙홀 같은 존재가 현대의 대중이다. 사유가 멈추고 시간이 소멸된 현대사회에서 역사의 발전은 불가능하며 인권이란 미명아래 강요된 정보에 노출된 대중과 시뮬라시옹의 무의미한 순환이 있을 뿐이다. 이같은 사고 때문에 보드리야르는 지적 허무주의자, 정치적 보수주의자로 비판받기도 했다.
보드리야르가 자신의 사상 체계를 만들어 가던 60년대는 프랑스가 본격적인 대량 소비 사회로 접어들던 시기였다. 40년대 말의 전후 복구기와 50년대의 경제 구조 형성기를 거친 프랑스에 호황이 시작됐고 거리, 상점, 가정에 물건들이 넘치기 시작했고, 라디오와 TV가 가정필수품으로 자리 잡아 가던 즈음이었다. 넘치는 물건, 넘치는 일자리, 넘치는 이미지 앞에서 보드리야르는 우리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이 넘치는 물건들이 우리의 삶과 어떤 의미 관계를 맺는지를 고찰했다.
마르크시즘에서 출발했으나 생산보다 소비에 중점을 둠으로써 마르크시즘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현대사회의 새로운 설명틀을 제시한 그의 논의는 현실사회주의의 붕괴,소비사회로의 진입 등 시대 상황과 맞물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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