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는 많은 책이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후 한때는 많은 책이 자부심이 되어주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가난한 처지로 사니 책이 짐이 되어 보관조차 어려운 처지를 맞았습니다.
그래서 수년 전 이사할 때에 이삿짐 차로 반을 버렸습니다.
이번에도 사무실로 이사를 하는데 또 비슷한 처지인지라
방 두개 외에 흩어져 있던 책은 이사짐 아저씨들에게 무조건 버리라 하고,
강의를 하고 돌아와 보니 방바닥 가득히 폐지 더미가 쌓여있었습니다. "
인터넷을 위적이다가 우연히 읽은 글인데 참 공감이 간다.
대학 때 부터 유난히 책에 욕심이많았다. 주로 헌책방에서 책을 사모았지만
책장 가득한 책을 보면서 공부는 안해도 그 책이 나의 지식과 교양을 담보해 주는 것 같았다.
놀러온 친구들, 특히 여학생인 경우 하숙집에 놀러와 많은 책을 보고 난후에는 의례히 눈빛이 달라졌다.
바람둥이에 말만 많은 남자에서 머리에 든 것도 좀 있는 남자로 말이다.
그 때문인지 산 책은 아는 채를 위해서라도 읽는 척은 해야했다. 중간에 밑줄도 그어야했고
무슨 말인지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찾아 적어 놓기도 했다. 그 덕분에 조금 아는 채 하고 다녔다.
대학 졸업 때까지 모은 책이 700여권... 고스란히 간직했었다.
그리고 직장 생활 하면서도 유행하는 책들은 사서 읽었다.
대학 때 전공서적 까지 포함해서 2000여 권의 책이 있었더랬다.
그래서 서재도 따로 만들었었다.
그런데 2005년 경매로 집이 넘어가는 통에 작은 집으로 이사를 와야했고
아내의 전공책을 포함해서 라면 상자 28개에 책을 담아 대학 동기형님에게 보냈다.
대학에서 전공 교수로 있었으므로...
그리고 6년 쯤 되었다. 또 쌓인다. 1년에 100권쯤 읽으니 600권쯤 늘어난 것 같다.
지난 번 사무실에서 지금 사무실로 이사할 때 사무집기와 책상자를 구분해서 두차에 나누었는데
책상자를 실은 차가 너무 무거워 짐을 내려서 반 씩 다시 실어야헸다.
이 사무실로 이사온 지 8개월쯤 되었나?
이리 저리 책을 다시 배치 해 본다. 안보는 책들은 책장안으로 쑤셔넣는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을 한다.
"왜 아직도 이 책들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지...."
앎에 대한 허영 때문이리라.
허영이 아니라 허기가 져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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