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 (助長)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일이다. 송(宋)나라의 농부가 잘 자라지 않는 논의 모를 보다 못해
싹을 뽑아 올렸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말했다.
“오늘은 피곤해 병이 나겠구나. 내가 모가 자라도록 도와줬다(助苗長).”
아들이 이 말을 듣고 서둘러 들에 나가보니 곡식이 모두 말라 죽어 있었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더 심해지도록 부추기다’는 조장(助長)의 어원이다.
이 일화는 맹자(孟子)가 공손추(公孫丑)와 하늘과 땅 사이에 충만한 정기를 뜻하는 호연지기
(浩然之氣)를 키우는 방법을 이야기하던 중 반면교사의 사례로 언급됐다. 맹자의 해설이 이어진다.
“천하에 곡식이 자라기를 돕지 않을 사람은 적다.
유익함이 없다고 내버려두는 자는 곡식을 김매지 않는 사람이요,
도와서 자라게 하는 자는 곡식을 뽑아주는 사람이니, 이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해만 될 뿐이다.”
맹자는 또 “일이 꼭 그렇게 되리라고 믿지도 않으며, 잊지도 말고 조장하지도 말라(必有事焉而勿正,
心勿忘, 勿助長也)’고 가르쳤다. 멀쩡한 싹을 뽑아 성장을 도우려다 오히려 손해를 부채질한다는
알묘조장(揠苗助長), 발묘조장(拔苗助長)이란 성어가 여기서 나왔다.
조장은 본디 부정적인 뜻이다.
요즘 ‘힘을 가해 성장/발전을 촉진한다’며 긍정적 용례도 보이지만 이는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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