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전쟁영웅 보 구엔 지압 장군 지압 장군은 미국과의 전쟁에서도 승리를 일궈낸 전쟁영웅이다.
이런 그를 나폴레옹보다 위대한 장군으로 평가하는 역사학자도 적지 않다. 나폴레옹이 주로 비슷한 나라와
싸워 이긴 반면, 지압 장군은 보잘것없는 국력으로 세계 최강대국을 잇달아 물리쳤기 때문이다.
강대국을 격파한 비결을 묻는 서방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았고,
적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았으며,
적이 생각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3불(不) 전략'이다.
그는 미군이 낮에 싸우기를 원하면 밤에 공격했고, 평지에서 싸우려고 하면 정글로 유인했고,
우월한 화력을 앞세워 전면전을 꾀하면 게릴라전으로 기습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다르게 싸우라"는 것이다.
지압은 또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도 강조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미국과 전쟁을 치르면서 한 번도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미군을 쫓아내리라 굳게 믿었다.
그들은 미군이 본격적으로 전쟁에 뛰어든 1965년에 이미 2000년까지 무려 35년간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르게 싸우고 이긴다는 믿음을 갖는다"는 이 두 가지 특징은 기업이 강력한 경쟁회사를 이기거나
선두업체를 추월한 전략에서도 공통으로 발견된다. 강한 상대를 이기려면 남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2등은 될 수 있을지언정 절대로 1등을 넘어설 수는 없다.
또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이 없으면 남다른 방법을 구사할 수 없다.
'우리 주제에 어떻게 이런 방법을 쓸 수 있겠어''이건 글로벌기업에서나 할 수 있는 거야'라는 생각은
전략적 선택의 폭을 좁게 만든다.
애플을 창업할 때 스티브 잡스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면서도 세상을 바꿀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런 확신이 있었기에 당시 벤처기업이었던 애플이 공룡기업인 IBM에 기죽지 않고 독특한 PC를
내놓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업계의 룰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이 결과가 바로 아이팟과 아이폰이다.
한국 기업은 전에 없는 경쟁 환경에 직면해 있다.
스마트폰이 휴대폰 산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게임의 룰이 순식간에 뒤바뀌는
일이 벌어진다. 차곡차곡 쌓아 왔던 시장 지위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 과거에는 선진기업을 좇아서
이만큼 성장했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하다. 변화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더는 선진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한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앞으로는 다르게 싸워야 한다. 독특한 자기 것을 만들어야 한다.
지압 장군의 3불 전략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다.
게릴라전을 펼치는 지압에게 미국의 장군들이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땅굴을 파고 있는가"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대한 지압의 대답이 우리 기업에 절실한 때다.
"전략이란 당신들은 못하고 우리만 하는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들은 당신들 식으로 싸워라. 우리는 우리 식으로 싸우겠다."
이병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3불(不) 전략≫ 저자
'경영이야기(CEO연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실행의 리더십 (0) | 2011.01.17 |
---|---|
스마트 시대의 기업 경영 (0) | 2011.01.02 |
[CEO사례연구] 유현오 제닉 대표 (0) | 2010.12.13 |
[CEO 사례연구]이지송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0) | 2010.12.10 |
[CEO 사례연구] 올림푸스한국 방일석 사장 (0) | 2010.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