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이야기(CEO연구)

[전략] 1등이 몸싸운 하는 이유

 

유명도 높은 상대를 골라 시끄럽게 싸워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엘지(LG)전자가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맞수 전략’을 써 시장을 키우면서 매출도 늘리는 1석2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장 확대와 매출 증가 효과를 보기는 상대방도 마찬가지여서, 상대방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 편이다. 대신 이들을 뺀 다른 업체들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3차원(3D) 텔레비전 기술방식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엘지전자의 공방전이 대표적이다. 엘지전자가 기술방식 논쟁에 처음 불을 댕기자, 삼성전자 쪽은 공개적으로 엘지전자 임직원들을 향해 ‘험담’을 할 정도로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나섰고, 이에 엘지전자가 다시 소송을 하겠다고 맞서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연일 언론 보도가 이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마케팅 효과를 누린 셈이다.

논쟁은 나라 밖으로 번지기도 했다.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 소피 마르소까지 가세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두 업체가 열띤 공방전을 벌이는 사이 3차원 텔레비전 시장은 급성장했고, 두 업체의 매출도 덩달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및 ‘갤럭시탭’이 각각 애플의 ‘아이폰’및 ‘아이패드’가 맞대결 구도를 만들어 가며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두 회사의 최고경영진까지 나서서 상대를 비방한 데 이어, 특허 침해 혐의로 맞제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두 업체의 공방이 열기를 더해 가는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다. 커진 몫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애플에 돌아가고 있는 건 물론이다. 두 업체의 공방전이 마치 블랙홀 현상을 일으키며, 노키아와 림 등 경쟁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4일 내놓은 1분기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 동향을 보면, 애플과 삼성전자 두 업체만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메모리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

고래가 싸우는 이유는 등 터진 새우가 소화하게 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