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가친이 편찮으셔서 응급실에 입원을 했더랬습니다.
어머님은 제가 울산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시겠다고 했다가 제가 울산으로 가는 중간에 다소 상시된 목소리로 119를 불렀으니 병원으로 바로 오라하시더군요.
그 때부터 왠갖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 갑디다.
불길한 생각이 떠오를 때면 머리를 흔들기를 계속 반복하면서, 남들하는 효도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도 흐려지고....
여하튼 나이가 있으시고 마음병으로 자리를 보전하신지 꽤 되어서 별일 아니겠거니 하는 생각은 의도적으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머리는 자동적으로 불길한 쪽을 향해 생각을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보니 초점없는 얼굴로 누워계셔서 덜컥 겁이났지만 어머님때문에 내색은 할 수없고..태연한채 상황을 살폈습니다. 이런 저런 할 수 있는 검사는 다하고 우선 해열제와 링거를 꽃고 두고 보는데 어머님 말씀이 취침 중에 아버지가 모르고 보이러 스위치를 껐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한두시간이 흐르니 열도 내리기 시작하고 말씀도 하시고 눈동자에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제서야 조금 안심이 되더군요.
다행이 감기로 인한 고열로 행동이 둔해지고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으로 판명되어 밤늦게 퇴원했었읍니다.
돌아오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했습니다.
만약 음악회 초대에 응해서 그자리에 있었다면 연락이 두절되었을 것인데 결혼기념일이라 가족 식사를 하겠다고 음악회를 취소하게 된 것도 감사했고, 마침 울산으로 가기에 빠른 도로를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도 감사했고, 큰일 없이 아버님이 쾌차하신 것이 감사했고, 못난 아들이 얼마나 남았을지 모를 부모님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것이 감사했고,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서
나의 하나님을 생각했던 것이 감사했습니다.
여러분 효도하며 삽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