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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들

[CPR;응급실에서]

 

 

[CPR;응급실에서]

 

그대 살아라.
심장이 살려 육신을 살리고
정신을 살려 영혼을 지켜라.

 

그러나 가려거든
지난 일에 미련을 두지 마라.
오늘 이 순간도 내일이면 지난 일
그대 먼저 잊을 건 잊고 버릴 건 버리고
그저 세상에 온 처음처럼
새로운 희망으로 가라.

 

눈으로 귀로 입으로
좋다고 담았던 것 다 버려야지.
혹시나 싶은 것은 모두 미련이다.
다 버리고 가라.

 

눈으로 귀로 입으로
아프게 담았던 것도 다 버려라.
때론 아픔마저 좋아질까
미련이다 다 버려라.

 

영원은 신들의 단어 
우리는 그저 머물다 가는
다 버리야만 갈 수 있는 인간이다.

 

적지 않은 세월은 
떠나기 쉽지 않은 덫
그러나 한갖 점이지 않은가
 
그대 늘어진 육신은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이 냉혹한 순간에도
항상 새로운 옷이었음을 감사하며
그대 머무르던 가지에서 뻗은 새가지에
또 새꽃 피는 가지가  뻗는
그 희망만 바라보고 떠나라.

 

떠남을 알고 머물렀다면
그대 참 잘 살다 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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