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산상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할 것 같아서리....
월요일에 읽기 시작해서 꿈적거리다가 어제 집에서 읽고 서평도 함 써봤습니다.
불참자의 면죄부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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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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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하는 한가로운 수필집이라서 그런지 마음의 부담이 없이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자기 직업을 통한 경험을 이렇게 글로 표현해 내는 것이 직업인으로서는
대단히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직업적인 관점을 가진 글을 쓰려면,
우선 자기 직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전재가 되어야 하고,
그를 통해 얻는 관점과 아이디어를 사람 살이나 특정 주제에 투영해 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이 읽어 줄 수 있는 글을 뿌리는 재주가 있어야 하는데
저자는 그 세가지를 골고루 갖춘 듯 보인다.
나도 한 때 문학도이고 싶은 적이 있었고, 내 삶의 경험을 글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강했던 터라 ,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적어도 자기 재주와 노력을 버무릴 줄 아는 능력을
자긴 사람으로 내게 비췄기 때문에 저자가 이 책을 내면서 가졌을 행복감을 잠시 상상해
보았다.
저자는 동물(인간을 제외한 모든 움직이는 생물)들로부터 얻은 삶의 지혜를 말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동물들의 생태를 통해 얻은 지식에 빗대기도 한다.
동물들의 생태와 인간의 삶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들어 나무라기도 하고, 면죄부를 주기도
하고, 소망을 표현하기도 한다. 평소 잘 알지 못했던 곤충이나 동물들의 생태에 대한 지식
들은 평소 호기심이 많은 나에게는 아주 좋은 읽을 꺼리였다.
그런데 형광펜으로 줄을 긋기도 하면서 책을 다 읽고 나니 조금은 허탈하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라는 책의 제목에서 기대한 ‘아름다움’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속이 상해서 건성 건성으로 한 번 더 읽었다. 그러고 나니 조금 화가 난다.
특히 ‘생명, 그 아름다움에 대하여’라는 소제목으로 묶여진 15편의 글에는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었다. 거짓말, 술의 유혹, 바람기, 동물계의 요부 등등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들이 아니다. 생태학자인 저자의 입장에서 본 생명 있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기대했었는데…
내가보기에 저자는 자신의 생태학적 지식과 지식인으로서 사회를 바라보는 입장을 버무린듯
하다. 대부분 동물들의 성과 성 역할에 대한 것을 많이 인용하고 있고, 이를 인간 사회의
성과 관련한 문제들과 연관 지어 글을 풀고 있다. 책 내용의 65%는 그렇다. 나머지 35%가
환경과 교육과 정치이야기다. 교육의 이야기가 좀더 나아가서 세대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암시하기도 한다. 공연히 트집을 잡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적당한 비유를 찾은
글쟁이의 사변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글의 중간 중간에 ‘창조’를 언급하고 성경을 언급
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진화론자인 이 사람의 정체를 의심해 본다. 또 하나, 동성애에
면죄부를 주는듯한 내용과 여성 중심의 성 모델의 합리성을 두둔하는 듯한 글은 전통적
기독교(감리교단이나 장로회교단)에서는 이단으로 몰릴 여지가 있는 글들이다.
알만한 사람이 이렇게 글을 쓴 이유는 분명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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