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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저장소

비소비(non-consumption)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와 정동일 한국왓슨와이어트 리더십센터 소장간의 대화

―최근 중국 시장에 기업들의 진출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을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여기서 조금 어려운 개념을 소개할게요. 바로 ‘비소비(non-consumption)’라는 개념입니다.

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기업은 세 가지 전략을 취할 수 있어요.

 

첫째는 최고의 품질로 싸움을 거는 것이죠.

즉, 고가의 제품을 만들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최고 기업의 자리를 노리는 전략입니다.

 

둘째는 저가시장을 공략해 고가시장의 소비자를 일부 끌어오는 겁니다.”

―마지막은?

“기존에 아예 이 제품을 소비하지 않던 사람들, 즉 비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죠.

가장 무서운 신생 기업은 이 ‘3차원의 공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흔히 ‘신시장 파괴’를 통해 시장에 등장합니다. 기존 기업들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거죠.”

―감이 잘 오지 않는데요. 구체적으로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

“중국의 한 기업 예를 들어 볼게요. 갈란즈(Galanz)라고 하는 중국 기업이 있어요. 이 기업은 처음엔 섬유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기업 차원에서 살아 남기 위한 전환과 혁신이 필요했고 결국 다양한 생존전략 아이디어 중 ‘전자레인지 시장 진출’을

채택했습니다.”

―섬유 생산에서 전자레인지 생산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물론입니다. 갈란즈 경영진이 이때 택할 수 있는 전략은 모두 세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파나소닉 등 전자제품업계의 전통적인 강자들보다 나은 품질로 승부를 걸 수 있었겠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해집니다. 대기업들의 공세가 심해질 테니까요.”

―그 다음 전략은 뭐가 있을까요?

“저가의 노동력을 이용해 해외로 수출할 수도 있죠. 외국의 저가시장을 파고드는 겁니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는 일상 가전용품이기 때문에 비용 우위가 없다는 게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수출에 따른 절차와 국외 시장을 분석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고요.”

―그렇다면 마지막인 신시장 파괴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겠네요?

“그렇습니다. 당시 중국인의 2%만이 전자레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돈이 없기도 했고 생활 공간이 비좁았기 때문이죠.

갈란즈는 전자레인지를 사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98%의 중국인을 겨냥했습니다.
39달러에 매우 작고 간단한 기능의 전자레인지를 생산하기 시작한 거죠.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갈란즈는 그 다음해 기능이 좀 더 개선된 제품을 출시, 점진적으로 중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시장점유율 0%에서 40%까지. 이제 갈란즈는 동일한 전략으로 에어컨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파괴적인 이유가 바로 이러한 데 있는 것일까요?

“중국엔 파괴적인 기업들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두려워하는 요인 중 하나가 저가의 임금으로 인한 가격파괴력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혁신은 노동이 저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게 아닙니다.

바로 중국인들의 ‘비소비’가 많기 때문입니다.

신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 기업들이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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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란즈 경영진의 전략은 중국 역사에 뿌리 박힌 오랜 전략의 원칙을 보는 듯합니다.

우리는 신기술, 고가 장비, 신제품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렇게 기존 시장을 파괴할 요소를

찾는 다는 것은, 정말 시장에 대한 혜안으로 부터 사업을 시작해야한다는 배움을 주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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