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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생각들

미용실, 부모, 사랑

 

이발을 하기 위해 들린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골에서 오신 미용사의 어머니와 그 딸 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중에

내가 들어간 모양이다.

 

내가 자리를 잡고 머리를 자르는 중간에도 이야기를 끊어지지 않았는데

어머님이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문제라는 둥, 너는 원래 말을 미깔시럽게

(밉상스럽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다)해서 내놓은 자식이라는 둥

그들의 대화는 서로의 단점을 이야기하는 것임에도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 베여있었고

서로 염려하는 마음을 그렇게 주고 받고 있었다.빙그레 미소를 듣고 있는 중에 그 시골

어머니는 이런 저런 자식들의 못난 모습에 대해 내가 들어도 좋다는 듯이 말을 계속

이어가셨다. 주로 키우면서 자식들이 애를 태운 이야기들이었지만  중간 중간 추임새

모양 하시는 말이  

" 그런기~ 인자 시집 장가 가가꼬, 지 새끼 놓고, 저래 사는 거 보이,

 참 내가 복이 많은 갑따!"였다.

 

그 말이 사무실에 돌아와서도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내 부모님들의 자식 사랑도 아마 그렇지 않을까?

 

부모의 사랑은 푸줏간에서 좋은 부위를 골라 사듯 자식의 좋은 것만 골라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그 자체가 사랑의 대상이다.

자식의 모나고 잘못된 것도 부모의 사랑에서는 빼서 버려야할 것이 아니라 

추스리고 보듬어서 돌봐야하는 대상이다.

 

내 아이들에 대한 나의 사랑은 어떨까?

나는 아직 어린 아버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