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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잡생각들

차별화와 남다름과 독특함.

 

[ 차별화에 대한 단상]

 

차별화라는 단어를 진지하게 듣기 시작한 것은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니 아마

20년쯤 되나 보다.마이클 포터의 경쟁 전략 이론을 회사에서 처음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에서 적용되고 있었고, IBM은 그것의 출발을

사람에 있다고 가르쳤다. 바로 Think 라는 모토와 종신고용의 전통이 그것이었으며

또 남다른 공통의 양식이 몸에 베어 있었는데 당시 고객들은 ‘IBM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별화란 단어는 영어의 differentiation을 번역한 한자어인데 기업에서 사용할 경우에는

적당해 보이나 일반 생활에까지 사용하기에는 왠지 거부감이 좀 있다. ‘차별이란 것이

단지 남과 다름을 의미하는 구별됨의 의미보다 왠지 잘난 체 하는 친구들이 보여준

남과 거리 둠’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차별화라는 단어는 남다름이나 독특함이란 단어가 가지고 있는 놀라움 요소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 또한 진정한 차별화

는 레드오션적인 사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블루오션적인 사고에서 온다고 생각이

바뀐 때문이기도 해서 일상에서는 가능하면 쓰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차별화의 개념은 혼자만 가지고 있어 남과 다른 개인이나 집단의

특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세상에 혼자만 가지고 있는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잠시 혼자

가지고 있다고 해도 혼자 살지 않은 이상 복제되거나 전파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차별화 전략이란 단어를 만들었다. 그래서 전략을 세우는 것 보다

그 전략이 얼마나 남다른지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전략을

세우는 것이며 그 자체가 중요하다. 성장의 관점이 아닌 생존의 관점에서 보면 생존은

기본적인 전략의 평범한 수행에서 온다. 물론 기본적인 전략의 평범한 수행이 기업의

성장에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평범함으로 성장을 말하기에는 변화의

폭과 주기가 너무 짧으며 경쟁이 너무 심하다. 한마디로 불확실성의 시대다.

 

그래서 사람들은 남다른 전략을 추구하거나 기본적인 전략의 비범한 수행을 요구한다.

개인적으로는 남다른 전략을 평범하게 수행하는 것보다는 기본적인 전략을 비범하게

수행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여긴다.

 

남다른 전략을 평범하게 수행하는 것은 한 개인이 조직을 상대로 벌일 수 있는 전략

이다. 한 명의 천재가 조직을 활용하는 꼴이다. 그러나 기본적인 전략을 비범하게 수행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조직원 전체가 비범하거나 한 사람의 비범함을 전체가

공유하는 시스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조직은 평범한 사람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그들이 비범하게 활동하도록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우리가 평범과 비범을 비교해서 생각하면 엄청난 차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범은 1%의 차이일 뿐이다. 그러나 그 1%란 인간과 원숭이를 구별하는 결정적인

것이다. 그래서 비범한 수행은 바로 그 1%를 묵묵히 수행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을 평균적인 사람으로 저평가하지 않는다면 평범은

비범을 담고 있다.

 

그러면 평범이 담고 있는 비범을 세상으로 나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남다른

논리로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어려운 것이라고? 그렇지 않다.

남다른 논리로 생각하도록 생각의 틀을 제시하고 좀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조직은

그 생각의 틀에 맞게 기준을 바꿔주면 된다. 예를 들어 업무시간의 잡담을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 행동이라고 회사가 먼저 우겨보라. 잡담을 장려하고 잡담에 상을 주라.

그리고 그 잡담을 회사가 소유해보라. 그러면 자연스럽게 잡담의 엑기스가 회사의

깔때기로 들어와 걸러지고 걸러져 비범이 쌓이게 된다.

 

남다른 논리의 생각은 바로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왜 그럴까?”

이건 어떨까?”

어떻게 하지

쉽지 않나?

 

그리고 남다른 논리로 생각하는 것은 남다른 시각을 사람과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다른 눈을 가지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달리 바라보는 것은 쉽다.

달리 바라보는 것은 작게 보거나, 크게 보거나, 대비해서 보거나, 따로 놓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각은 이게 뭐지?”에서 시작한다.

 

요즘 세상은 독특함으로 승부하라고들 한다.

공부는 못해도 좋으니까 하나만 잘하면 된다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기본이 없으면 못한다.

내가 기본에 플러스 알파를 한 것이 남들의 기본이면 그건 부가가치나 차별화나

남다름이 아니다.그래서 내 기준의 기본을 선정해서는 안 된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본이 있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본은 신문만 착실히 읽으면 안다.

그 기본에다 손잡이를 다는 것이 바로 남다름이고 독특함이고 비범이고 차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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