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비밀(Secret of Happiness) 4

 

04. 더 많은 관심이 행복의 기회를 더 많이 갖게 한다.

 

버트란트 러셀이 한 말이다.

그가 행복에 관해 한 말을 옮겨 보자.

“사람은 사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록 행복의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되고,

또한 그 만큼 운명의 지배를 덜 받게 된다. 그는 한가지 사물을 잃으면 다른 사물에

의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물에 관심을 기울이기에는 인생은 너무도 짧으나 ,

매일 매일의 생활을 채우는데 충분할 만큼 많은 사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일단 의심해보자.

과연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 더 많은 행복의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일까?

도박과 마약과 변태적 섹스에 관심을 갖는 것이 그에게 행복을 주는 것일까?

이렇게 논쟁을 시작한다면 쾌락주의와 금욕주의가 한 3박4일 붙어서 논쟁해야 대략의

타협점이 나올 것이다.

철학적 의심의 세계를 벗어나서 현실적인 행복 문제를 다루는 데는 굳이 이런 극단적인

의심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건전한 사회적 통념 속에서 인정하지 않는 앞의 예들이

인생의 궁극적인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쾌락적 관심이지 행복을

위한 관심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러셀이 이야기한 것은 분명 ‘ 매일의 생활을 채우는데

충분할 만큼의 관심이다’ 즉 삶의 일탈을 위한 관심이 아니라 삶을 의미로 채우기 위한

관심을 이르는 것이다. 

 

러셀은 ‘관심’을 행복을 위한 비결이라고 까지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물이나 인간에 대해 적대적이기 보다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라고 충고

한다. 관심을 끄는 사물이나 인간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그가 새삼스럽게 강조한 것은 아마도 ‘호의적인 반응’을 강조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일단 호의적인 반응은 긍정적인 감정이고 더 많은 지적 집중과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관심’이란 것이 ‘본 것을 마음에 두는 것’이다. 일찍이 다산 선생은 우리가

본다는 행위에 대해 여러 개의 한자를 예를 들어 분명히 설명해 주었다.

 

견(見),간(看),관(觀),시(視)가 그것이다.

견은 눈에 들어 오는 것을 막지 않는 것이고, 간은 눈 위에 손을 얹어 멀리 있는 것을

자세히 보려 하듯이 주의를 기울여 보는 것을 말하며,관은 속 내를 들여다 보기 위해

고개를 파묻고 보는 것이고, 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보려고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다. 그러니 관심은 그냥 힐끗 쳐다보는 정도가 아니라 자초지종을 살피고 본말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행복도 집중이 요구된다.

지나친 비약인가?

 

행복은 우리가 사물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원리를 가지고 있다.

그저 쳐다보는 것은 자신의 행, 불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옆집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것을 지켜본다고 해도 그것은 간(看)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그리고 그런 행복은 결국 남의 행복일 뿐이다.

적어도 그 옆집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에 비추어 보고 마음에 담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나의 행복에 관여하게 되는 것이다.

 

어쩌면 행복도 공부와 닮았는지 모른다.

처음에 행복이 뭔지도 모르다가 행복에 관심을 가지고, 행복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닮고자 노력하고 그리고 자기 자신의 행복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문심혜두(文心慧竇)하듯이 행복의 통로가 나의 삶으로 뻥!하고 뚫리지 않을까?

 

앞서 찾았던 행복의 요소들을 다시 가져와 보자.

높은 인격이 자신의 행복에 긍정적인 요소라고 느끼고 판단하였다면 우리는 삶의

의미에 대해서도 진지한 관심을 보일 것이고, 그 인격에 걸맞는 지식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양심적인 삶이 주는 행복도 그의 삶의 한 주제로 등장할 것이며 ,

사랑과 마음의 평화와 인격적인 말과 행동이 자신의 습관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그것은 스스로를 구속하는 행위라 말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가식인

경우는 괴로움을 주겠지만 진심으로 추구하는 것이라는 인격이란 주제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결되는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행복에 기여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행복이 굴비 엮이듯 주렁주렁 매달린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가?

 

나는 이 행복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글짓기를 계속해 나가면서 나의 구체적인 행복의

모습을 발견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런 기대가 지금 나에게 작은 행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서 행복의 네 번째 비밀을 적어보자.

행복은 행복에 대한 관심으로 엮은 굴비다.  

행복도 집중이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다.

남의 행복을 쳐다 만 보지 말고 내 삶으로 이끌어 오라. 그것이 나의 행복이다.